미일 안전보장협의위원회(2+2) 참석차 일본을 찾은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척 헤이글 국방장관이 3일 2차대전 당시 사망한 일본 병사들의 유골이 안치된 도쿄 지도리가후치(千鳥ケ淵) 전몰자 묘원에 헌화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들은 양국 정부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헌화하고 15초가량 묵념했다. 통신은 두 장관이 지금까지 이 곳을 방문한 미국 정부 당국자중 최고위 인사라고 소개했다.
지도리가후치 전몰자 묘원은 2차대전 당시 해외에서 사망한 전몰자 중 신원을 알 수 없는 무명용사와 민간인의 유골을 안치한 국가시설로 1959년 설립됐다.
외교 전문가들은 이날 두 장관이 지도리가후치를 방문한 것은 아베 신조 총리가 5월 미국의 외교전문매체 포린어페어스와의 인터뷰에서 야스쿠니 신사와 미군 전사자들을 추모하는 워싱턴 근교의 알링턴 국립묘지를 비교 언급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아베 총리는 당시 "미국 대통령도 그곳(알링턴 묘지)을 가고, 나도 일본 총리 자격으로 방문했다"며 야스쿠니 신사가 알링턴 국립묘지와 다를 바 없다는 논리를 폈다. 하지만 엄격한 심사기준을 거친 사람만 묻힐 수 있는 알링턴 묘지와 2차대전을 일으킨 A급 전범들의 혼을 모셔놓은 야스쿠니 신사를 동격화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비난을 불러 일으켰다.
일본 언론은 "케리와 헤이글 장관이 이날 지도리가후치를 헌화함으로써 야스쿠니가 아닌 이 곳이 진정한 알링턴의 상응시설이라는 인식을 일본과 국제사회에 인식시켰다"고 전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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