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의 부인인 이혜경 부회장이 계열사들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다음날 동양증권의 개인 대여금고에서 현금을 모두 빼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혜경 부회장은 1일 서울 을지로 동양증권 본사를 찾아 대여금고에 보관한 현금을 찾아갔다. 동양증권 관계자는 "개인 대여금고인 만큼 금액을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큰 가방을 4, 5개 가지고 와서 현금을 가득 채워 간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비록 대여금고에 보관된 개인 자산을 꺼내간 것이지만 법정관리 신청 직후 돈을 옮긴 것이 사실일 경우 도덕적인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하루 전인 지난달 30일 동양과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그룹 전체가 위기에 직면한 중대한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동양증권 관계자는 "회장의 지시만 믿고 곧 부도날 어음을 판매해 왔던 직원들이 패닉 상태에 있는 상황에서 그 책임을 면하기 힘든 부회장이 거액의 현금을 찾아갔다는 사실에 허탈한 심정을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고 이양구 동양그룹 창업주의 첫째 딸로 동양과 동양네트웍스 동양증권의 지분을 각각 3.42%, 4.96%, 0.12% 소유하고 있다.
대여금고는 고객이 화폐, 유가증권, 귀금속 등 귀중품을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 보안이 철저한 금융기관의 금고를 빌려 쓰는 것으로 직원들은 고객이 대여금고에 어떤 물건을 보관하는지 알 수 없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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