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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해역서 아프리카 이민자 태운 배 침몰 90여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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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해역서 아프리카 이민자 태운 배 침몰 90여명 사망

입력
2013.10.03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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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해역에서 아프리카 이민자를 태운 배가 화재로 침몰해 최소 94명이 숨지고 200명 이상이 실종됐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남부 람페두사섬 인근 해상에서 아프리카 이민자와 난민 등 500여명을 태우고 유럽으로 향하던 배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한 뒤 침몰했다. 이번 사고는 아프리카를 떠나 유럽에서 새로운 삶을 꿈꾸다 지중해에서 벌어진 최악의 해상 인명사고 가운데 하나라고 외신은 전했다.

사고가 나자 이탈리아 해안경비선과 헬리콥터 등이 현장에 급파돼 현재 159명을 구조했다. 하지만 높은 파도 탓에 나머지 실종자 수색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르코 디밀라 해안경비대 대변인은 "이 배는 에리트레아와 가나, 소말리아의 이민자를 태우고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서 출항했다"고 밝혔다.

람페두사섬의 피에트로 바르톨로 보건당국 관계자는 "우리에게 필요한 건 구급차가 아니라 시신을 안치할 나무관"이라며 "현재까지 94명의 시신을 확인했는데 실종자 수색작업이 본격화하면 사망자 수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발견된 시신들은 파랗고 하얀 천 등으로 덮인 채 항구에 방치돼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기우시 니콜리니 시장은 "엄청난 비극"이라며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 3명과 임신부 1명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과 아프리카 튀니지 사이에 있는 지중해의 작음 돌섬 람페두사는 매년 수천명이 넘는 난민 등이 이탈리아로 들어와 망명요청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프리카와 중동 이주자들이 '유럽으로 가는 관문'인 셈인데, 1988년 이래 람페두사로 향하다 익사한 사망자만 1만9,000명에 달한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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