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 왕국'을 꿈꾸는 이랜드의 식욕에 끝이 없다. 쉼 없는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불려온 이랜드가 이번엔 리조트 베어스타운을 매입한다. 올해 들어서만 7번째 M&A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는 경기도 포천에 위치한 종합 레저시설인 베어스타운과 M&A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현재 정밀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본 계약은 이 달 안에 맺을 방침인데, 우선 베어스타운의 지분 98.8%를 보유한 예지실업으로부터 절반에 해당하는 지분을 인수하고 나머지 지분은 2019년에 사들인다는 구상이다.
이랜드의 출발은 패션의류. 하지만 유통업으로 영역을 확대하더니 이젠 레저 관광 쪽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이랜드 관계자는 "지금까지 패션과 유통이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레저 외식 엔터테인먼트 등 새로운 카테고리를 계속해서 추가할 계획"이라며 "그 끝은 알 수 없다"고 답했다.
극심한 경기침체로 M&A시장이 얼어붙어 있음에도 불구, 이랜드는 올해 들어서도 매물들을 계속 소화했다. 충북 충주의 와이키키호텔, 전북 전주의 코아호텔, 경북 대구의 프린스호텔 등 지방도시의 호텔들을 줄줄이 인수했고, 작년에는 지난해 사이판에 위치한 복합 휴양시설 '퍼시픽아일랜드클럽', '팜스리조트' 등을 사들였다.
이랜드가 추진하는 M&A의 특징은 망하고 죽어가는 것을 싸게 사들여 새 것으로 재탄생 시키는 것. 대부분 인수물건들이 이런 케이스다.
이랜드 박성경 부회장은 이와 관련, 지난 1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랜드는 안 되는 걸 사 서 아이디어를 넣어 새롭게 만드는 걸 잘 한다"며 "파리 날리는 호텔, 낡고 오래 된 백화점들을 변신시켜 지방에도 활력을 불어넣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에 인수할 베어스타운 역시 영업손실이 누적된 노후화된 스키장이다.
중장기적 목표는 세계 최고의 테마파크를 조성한다는 것. 박 부회장은 "공연 부분도 더 개발하고, 재미있는 박물관 같은 것도 만들어 디즈니랜드보다 더 좋은 테마파크를 만들고 싶다"며 "지금 확장하고 있는 외식이나 엔터테인먼크 등 모든 카테고리들을 그 속에 포함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랜드는 올 초 공연장, 외식ㆍ숙박시설 등이 들어서는 '더 오름 랜드마크 복합타운'사업자로 선정돼, 제주에 초대형 테마파크 조성을 추진 중이다.
한때 쌍용건설 인수를 추진하다 무산된 건설사 M&A에도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박 부회장은 "최근 몇 개 들여다 본 곳들은 재무상태가 좋지 않아 접었지만 괜찮은 게 나오면 살 생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 일각에선 이랜드의 계속된 M&A에 우려의 시선을 보이기도 한다.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이랜드그룹 현황과 주요 모니터링 요소'보고서는 "2010년 이후 M&A가 지속되면서 자회사들의 사업관리를 총괄하고 있는 이랜드월드가 마이너스 잉여현금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2013년 6월 말 기준 총 차입금이 4조3,553억원, 부채비율 390.4%, 차입금의존도는 59.9%에 달해 그룹의 재무 부담이 과중한 수준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지적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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