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사망 책임을 둘러싼 잭슨 유족과 공연기획사 AEG라이브 간 천문학적 법정소송에서 배심원단이 기획사의 손을 들어줬다고 CNN, AFP통신 등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남녀 각 6명, 총 12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 지방법원에서 열린 잭슨의 모친 캐서린 잭슨(83)이 AEG라이브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AEG라이브가 잭슨의 주치의 콘래드 머레이 박사를 고용한 건 인정되지만 그의 고용이 부적합하다고 볼 수 없다"고 평결했다. 머레이 박사가 정상적인 의사면허를 가지고 있는데다 무모한 약물처방 등 의료인으로서 문제가 있다는 과거 전력도 없는 등 기획사가 그를 의심할만한 사유가 없었다는 게 평결의 요지다.
배심원단이 지난 5개월에 걸친 재판을 이 같이 결론내림에 따라 기획사는 잭슨 유족이 청구한 ▦잭슨의 사망에 따른 경제적 배상금 16억 달러(1조7,192억원) ▦자녀 3명에 대한 심리적 배상금 8,500만 달러(913억원) 등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외신은 전했다. 잭슨 유족은 소송 초기 무려 402억 달러, 우리 돈 43조2,000억원의 배상액을 요구하기도 했다.
앞서 잭슨 유족은 2009년 잭슨의 런던 복귀 공연을 맡은 AEG라이브가 당시 잭슨의 몸 상태를 알면서도 무리하게 공연을 추진해 결국 죽음에 이르게 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잭슨 유족은 재판과정에서 불면증을 앓고 있던 잭슨이 주치의였던 머레이 박사로부터 치사량의 수면용 마취제 프로포폴을 받아 투약해 사망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주치의를 고용한 AEG라이브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었다. 머레이 박사는 지난 2011년 과실치사죄가 인정돼 4년형을 선고 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평결결과에 대해 양측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랜디 필립스 AEG라이브 최고경영자(CEO)는 "잭슨은 창조적 파트너이자 나의 친구"라면서 "우리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음악천재 중 한 명을 잃었지만 나를 포함한 AEG라이브의 그 누구도 잭슨의 비극적 죽음에 어떤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배심원단의 평결에 안도하고 깊이 감사한다"고 환영했다.
반면, 잭슨 유족의 변호인인 케빈 보일 변호사는 "법률적으로 모든 선택권을 고려한 다음 추후에 어떻게 할지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혀 항소 가능성을 시사했다. 잭슨 유족 대변인은 "잭슨 사망의 진실을 알고 싶어 하는 그들은 어떤 말도 꺼내기 싫어하고 있다"며 실망스러운 분위기를 전했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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