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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소형기자의 청진기] 유방암 고령화가 워킹맘 탓이라고?… 빨라진 초경 등 생리 횟수 증가가 주요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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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소형기자의 청진기] 유방암 고령화가 워킹맘 탓이라고?… 빨라진 초경 등 생리 횟수 증가가 주요 원인

입력
2013.10.03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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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경 이후 생긴 유방암이 올 들어 처음으로 폐경 전 유방암보다 많아졌다. 한국유방암학회가 내놓은 최근 자료에 따르면 국내 전체 유방암 중 폐경 후 발병 비율이 51.3%로 폐경 전의 48.7%을 넘어섰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폐경 전 발병이 51.2%로 폐경 후(48.8%)보다 많았다. 사실 이 같은 역전 현상은 이미 예견돼왔다. 최근 몇 년 간 30, 40대 젊은 층 유방암 환자는 감소세를 이어갔지만, 50대 이상의 발병률은 꾸준히 증가해왔기 때문이다. 국내 여성의 평균 폐경 연령은 49.7세다.

한국유방암학회는 이 자료를 발표하면서 "사회 진출 증가로 인한 늦은 결혼과 출산 등 현대 여성의 달라진 생활 패턴"이 주요 원인이라고 꼽았다. 그러나 의학적으로 엄밀히 말하면 유방암 발병 가능성과 더 밀접한 관련이 있는 건 사회생활 여부, 결혼이나 출산 시기 자체가 아니라 생리 횟수다.

여성의 생리와 배란 주기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라는 호르몬의 분비량에 따라 좌우된다. 생리 기간엔 에스트로겐이, 배란기 이후에는 프로게스테론이 증가한다. 이 영향으로 생리 직전에는 가슴이 단단해지면서 커졌다가 끝나면 원래 크기로 돌아오면서 부드러워진다. 한국유방암학회 김성원(분당서울대병원 외과 교수) 홍보이사는 "이 과정을 반복할 때마다 유방암이 생길 가능성이 조금씩 는다"고 설명했다. 결국 생리 횟수가 적을수록 유방이 이 같은 변화를 덜 겪기 때문에 암이 생길 위험도 떨어진다. 그래서 아이를 적게 낳을수록, 초경이 빠를수록, 폐경이 늦을수록 유방암에 걸릴 가능성은 높아질 수 있다.

실제로 국내 여성의 초경 연령은 약 20년 전에 비해 3, 4개월 빨라졌다. 고령화로 인한 폐경 인구 증가도 늦은 유방암 발병에 한몫 할 거라는 추측도 가능하다. 특히 폐경 후 여성이 비만이면 유방암 위험은 더 커진다. 폐경 전에는 대부분 난소에서 만들어지던 에스트로겐이 난소 기능이 떨어지는 폐경 후엔 주로 지방세포에서 생성된다. 지방이 많을수록 에스트로겐 분비량이 는다는 얘기다. 에스트로겐 수치가 높아질수록 유방암 발생 위험은 증가한다는 게 의학계의 공통된 견해다.

단순히 "사회 진출 증가로 인한 늦은 결혼과 출산"이 유방암 발병 고령화를 이끌었다는 듯한 학회의 메시지는 자칫 일하는 여성, 늦게 결혼하고 늦게 아이를 낳은 여성들에게 엉뚱한 오해를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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