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실적 지난달 역대 최고,
인천 남구 아파트에서 전세로 거주하는 김모(41)씨는 인근 서구의 112㎡ 아파트를 2억8,000만원에 구입, 이달 중순 이사를 간다. 수중에는 1억3,000만원 밖에 없었지만, 나머지 대금을 생애최초 주택자금을 통해 마련했다. 김씨는 “집값의 55%인 1억5,000만원을 연 3% 금리로 빌렸다”며 “이사 갈 지역의 집값이 ‘바닥’이라고 생각되고, 연내 구입하면 취득세도 전액 면제되기 때문에 큰 맘을 먹게 됐다”고 말했다.
올해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에 대한 취득세 면제 등 세제혜택 종료를 앞두고 실수요자들이 주택 구매행렬에 가세하고 있다. 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 실적은 총 8,999건, 8,03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월간 최고치였던 8월(8,871건ㆍ7,922억원)보다 100억원 이상 많은 것인데, 지난달 수익ㆍ손익공유형 모기지 대출 판매 시작으로 일반형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은 감소할 것이라는 일부 우려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한편 ‘8·28 전월세 대책’으로 지난달 11일부터 금리가 대폭 낮아진 근로자서민 주택구입자금의 지난달 실적은 총 232건, 174억3,000만원에 머물렀다. 정부가 연 4% 수준이던 근로자ㆍ서민 주택구입자금 대출이자를 생애최초 대출에 버금가는 연 2∼3%대로 대폭 낮추고, 대출 대상을 주거용 오피스텔로 확대한 걸 감안하면 당초 기대에는 못 미치는 성적이다. 이는 취득세 영구인하의 국회 통과가 지연되면서 생애최초 주택구입자를 제외한 일반 구입자들은 취득세 인하 때까지 주택구입을 미루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취득세 영구인하 지연으로 가을 이사철이 끝나면 주택 거래절벽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전문위원은 “현재 주택시장이 생애최초 주택구입자를 중심으로 일부 거래가 살아나는 모양새지만, 일반 주택구입자들이 집을 사도록 하는 요인은 부족하다”며 “거래절벽이 확산되지 않으려면 취득세 인하 방침이 서둘러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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