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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 동물 학대하며 쇼에 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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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 동물 학대하며 쇼에 동원"

입력
2013.10.02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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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육사가 길이 2m 남짓한 악어를 물 밖으로 끌어냈다. 사육사는 꼬리를 잡은 채 50㎝ 정도 길이의 막대기로 악어의 등을 찔렀다. 막대기 끝에는 V자 모양의 날카로운 쇠붙이가 붙어 있다. 악어는 몸을 비틀어 막대기를 막아보려 하지만 역부족이다. 사육사는 다른 악어들에게도 같은 행동을 반복했다.

경기 고양시의 테마동물원 '쥬쥬'에서 열렸던 악어쇼의 모습이다. 쥬쥬동물원은 2003년 국제 멸종위기종인 샴악어 42마리를 수입해 최근까지 악어쇼를 진행해 왔다.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는 국제 멸종위기동물을 수입해 공연하고, 조련과정에서 동물을 학대한 혐의(동물보호법 위반 등)로 테마동물원 쥬쥬와 동물원 대표 최모씨, 사육사들을 의정부지검에 고발했다고 2일 밝혔다.

카라와 생명권 네트워크 변호인단은 이날 서울 정동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쥬쥬 동물원은 연구 등의 목적으로 수입한 샴악어, 바다코끼리, 오랑우탄 등을 불법적으로 쇼에 동원하며 학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쥬쥬동물원에서 2012년 한 해 폐사한 샴악어가 6마리에 달하는데 사인은 모두 상처 악화였다"며 "지난 5년간 전국의 다른 동물원에서 죽은 전체 샴악어(3마리)보다 많다"고 지적했다. 변호인단 대표인 배의철 변호사는 "악어쇼라는 이름으로 학대가 매일 서너 번씩 반복되다 보니 공연 도중 단단한 비늘이 찢어져 악어가 피를 흘리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며 쥬쥬동물원의 샴악어 폐사 원인으로 조련사의 학대를 지목했다.

이들은 철봉 공연을 하는 천연기념물 반달가슴곰, 공연 중 의자에 앉아 있지 않았다는 이유로 맞아 죽은 원숭이, 움직일 수 없도록 옭아맨 뒤 펜치로 발톱을 잘라 고통스럽게 거품을 물고 쓰러지는 사자, 사람보다 힘이 세고 탈출이 잦다는 이유로 앞발 인대 절단수술을 받은 오랑우탄 등 동물학대 사례가 담긴 영상과 제보글 등을 공개했다.

이와 관련해 쥬쥬동물원 관계자는 "샴악어 사육사들이 사용하는 막대기에 쇠가 붙어 있다는 주장에 대해 사실 여부를 확인해 보겠다"며 "최근 동물 학대 문제가 불거진 이후 전체 사육사에 대한 개별 면담과 감사를 진행 중이며, 동물 사육공간에 폐쇄회로(CC)TV 16대를 더 설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경준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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