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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권 전환 사실상 재연기] "한국, 북핵·미사일 대응 준비될 때까지"… 구체적 시기는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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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권 전환 사실상 재연기] "한국, 북핵·미사일 대응 준비될 때까지"… 구체적 시기는 빠져

입력
2013.10.02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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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에 기초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추진의 계기가 마련됐다". 2일 서울에서 열린 제45차 한미 연례 안보협의회의(SCM) 결과를 놓고 우리 국방부는 이렇게 호평했다. 이번 SCM에서 지난 5월 우리 요청으로 시작된 전작권 전환 시기 재연기 논의의 결론이 도출된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재연기 제안 수용으로 해석되는 미국 측 동의를 받아냈기 때문이다.

사라진 전작권 전환 시기

한미 국방부 장관은 지난해 10월 미 워싱턴에서 열린 44차 SCM 직후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 "전작권을 2015년에 한국 합동참모본부로 전환하는 것을 포함해 향후 수년 간 한미 동맹을 강화하기 위한 공동의 포괄적 전략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 성명에서는 '2015년'이라는 시기가 빠지고 대신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이라는 표현이 추가됐다. 조건만 따져 전작권 이양 여부를 판단해 시기는 바뀔 수 있다는 의미다.

척 헤이글 미 국방부 장관이 SCM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제기한 문제들을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언급한 것도 전작권 전환 시기 재연기에 대한 발언 중 가장 긍정적인 것이다.

조건은 종전보다 한층 까다로워졌다. 당초 양국은 2010년 10월 42차 SCM에서 채택한 한미 연합 전략문서 '전략동맹 2015'에 따라 2015년 12월을 목표로 전작권이 전환되도록 준비해 왔다. 이 시점까지 한국 합동참모본부가 한반도 전구(戰區) 작전을 주도할 수 있는 능력을 완벽히 갖춘다는 조건에서였다. 그런데 지난 3월 북한의 3차 핵실험 뒤 우리 측이 ▦북한 핵ㆍ미사일 위협 평가 결과와 ▦이에 대한 한국군 대응 능력 구비라는 조건을 추가하고 이를 재평가해 시기도 다시 판단하자고 제안했다. 사실상 무기한 연기를 요구한 셈이다.

2년 내 불가능한 조건 충족

전작권 전환을 위한 핵심 조건은 현재 우리 군이 북한 핵ㆍ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구축 중인 '킬 체인'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다. 킬 체인은 미사일 탐지와 좌표 확인, 공격 수단 결정, 타격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선제 대응 시스템이고 KAMD는 킬 체인을 피해 날아오는 미사일과 유도탄을 탐지ㆍ요격하는 방어 체계다. 국방부 관계자는 "우리 군이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는지가 핵심 평가 기준이 될 것"이라며 "이런 준비가 성숙했을 때 전작권 전환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킬 체인과 KAMD가 2015년 말까지 갖춰지기는 불가능하다. 국방부 관계자는 "킬 체인과 KAMD는 2020년대 초반에 완성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예산이 뒷받침되면 조기에 갖추려고 한다"고 말했다.

헤이글 장관은 "한국 군이 지난 10년 동안처럼 앞으로도 계속 강해지기를 희망한다"고 주문하는 등 재연기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우리와 온도 차가 크다. 미국이 반대급부로 킬 체인과 KAMD의 조기 구축을 위한 미제 무기 구매 압박 수위를 높일 거라는 관측도 있다.

양국은 한국군의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차관보급을 책임자로 하는 공동 실무단을 이달부터 가동해 전작권 전환 시기 재평가 작업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실무단에서는 북한의 핵ㆍ미사일 능력을 세부적으로 평가하고 이에 대응하는 한국군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우선 검증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46차 SCM 이전에 전환 문제를 결론 낸다는 게 정부 목표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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