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채용시험 방식을 바꾼다. 응시자들의 비용부담 논란을 낳았던 적성검사시험을 개편키로 했는데, 타 기업들의 채용방식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이인용 삼성그룹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은 2일 "지난 주 끝난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에 10만명 넘게 지원고 상반기 지원자(8만명)와 인턴(2만명)까지 포함하면 20만 명 가량이 지원서를 냈다"며 "너무 많은 지원으로 인한 어려움과 부작용이 있어 채용 제도 변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은 스펙 대신 직무능력 위주로 직원을 선발한다는 취지에서 삼성직무적성검사(SSAT) 시험을 도입, 모든 지원자들에게 응시기회를 줬는데 과외 인터넷강의 문제집구입 등 너무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는 지적(본보 9월25일자 1ㆍ2면 기사참조)이 제기됨에 따라 채용방식을 바꾸기로 한 것이다.
이 사장은 "지방은 접수 시작 2시간 정도면 고사장 수용 인원이 다 차버리고 상당수 지방 응시자들은 서울에 와서 시험을 봐야 하기 때문에 추가 비용도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2010년 SSAT응시자는 7만명 정도였지만, 올해는 3배 수준으로 늘어난 상태다.
게다가 ▦사설학원은 SSAT 강의료로 최대 25만원을 받고 ▦50종이 넘는 SSAT 참고서는 권당 2만원 이상이며 ▦족집게 특강도 성행하고 있다. 삼성이 SSAT를 도입한 이후 다른 대기업들도 적성검사를 통한 채용을 늘리고 있어,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선 "여러 기업에 다 응시하려면 1년에 1,000만원은 든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삼성은 취업 준비생들에게 혼란을 주지 않기 위해 빠른 시일 안에 채용시험 개선안을 마련키로 했다. 이 사장은 "저소득층, 지방대 출신 등에게 똑같은 기회를 주겠다는 열린 채용 기조는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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