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용납할 수 없으며 필요하다면 단독 행동에 나서겠다고 공개 경고했다. 이란의 핵무장은 북한 같은 나라가 50개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일(현지시간) 제68차 유엔총회의 마지막 기조연설자로 나서 "핵으로 무장한 이란이 이스라엘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란의 핵 계획이 폐쇄됐다는 사실이 검증될 때까지 국제사회가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풀어선 안 된다"면서 "만약 이스라엘이 혼자 서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그렇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의 전ㆍ현직 대통령도 싸잡아 비난했다. 그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핵무기 계획을 설계한 장본인"이라며 "로하니 대통령의 핵무장 목표는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과 같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한술 더 떠 "아마디네자드 전 대통령은 늑대의 탈을 쓴 늑대였고 로하니는 양의 탈을 쓴 늑대"라며 비난 수위를 한껏 높였다. 이는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34년 만에 역사적인 전화 통화를 하는 등 오랜 앙숙이었던 양국의 관계가 해빙무드에 접어드는 가운데 작심하고 한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의 핵무장이 북한보다 더 큰 위협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북한은 이란처럼 유엔 제재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평화적 목적을 위해 핵을 개발 중이라고 주장한다"면서 "중동에서 핵무장한 이란은 또 다른 북한이 아니라 50개의 북한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란도 즉각 맞받아쳤다. 코다다드 세이피 유엔주재 이란 부대사는 네타냐후 총리의 연설이 끝난 직후 "이란은 이스라엘의 공격을 스스로 방어할 준비가 이미 돼 있다"며 "이란은 이스라엘과 달리 다른 나라를 공격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에 염증을 느낀다"면서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 공격을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게 좋을 텐데 심각한 계산착오에 빠져 있는 것 같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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