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ough is enough.'(할 만큼 했으니 이제 그만 지겹다)라는 문장에서 enough는 얼마의 양을 의미하는지 분명치 않다. Lots of, plenty 이 의미하는 양도 말하는 사람의 기준일 뿐이다. '수와 양의 정도를 수식하는 말'(quantifiers)은 외견상 분명치 않은 게 많다. 그럼에도 언어학자들은 가능한 한 보다 명확한 개념을 정리하고자 노력해 왔다.
한국인 방문자가 미국 공항에서 입국 신고를 하다가 경험한 사례다. 출입국 관리국의 영사가 'How long will you stay in the U.S.?'(얼마나 체류할 것입니까?)라고 질문을 했다. 영어에 자신감이 있던 K씨는 유창한(?) 어조로 'A couple of weeks!'라고 대답했다. 그 영사가 다시 물었다. 'How long did you say?' 'couple'의 의미 때문이었다. couple자체는 '둘'을 의미하지만 'a couple of weeks'라고 하면 '두주 가량'을 의미하게 되니 공식 영어에서는 두루뭉실한 대답으로 오해를 산 것이다. 차라리 'two to three weeks at most'라고 하면 더 좋았을 것이다. 구어체에서 자주 쓰는 'a lot of', 'lots of'도 공식적인 업무 편지에서는 'many', 'much' 등이 나을 것이고 숫자 표기가 더 명확해진다.
원어민들 중에도 이런 숫자 개념을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일부'(some)가 있고, '여럿'(several)이 있는가 하면 '많은'(many) 경우가 있다. 'I will be gone several days in Italy'에서 several days는 며칠인지 궁금해진다. Several의 경우 Latin어로는 '복수'라는 뜻이었고 '둘 이상'을 의미했지만 영어에서는 '너덧으로 의미가 확대되었다. 신문 기사의 'Most people will vote Democrat'라는 문장은 대략 60%정도의 사람들이 민주당에 투표할 것이라고 해석한다. 'Many people are millionaires.'라고 말하면 백만 장자가 얼마나 되는지 불분명하기 때문에 좋은 문장이 되지 못한다. Just a few는 2%, a few는 5%, Not a few 는 10%, Quite a few는 15%, Many는 30%, Everybody who is anybody는 40%, A good many는 50%, Most는 60%, Almost everybody는 75%, Everybody는 85%, Everybody without exception는 95%, Every single one of them는 100%를 각각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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