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 빌 게이츠 회장이 일부 주주들로부터 퇴진요구를 받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일(현지시간) 회사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 회사 20명의 대주주 가운데 3명의 투자자가 이사회를 상대로 게이츠가 회장직에서 물러나도록 로비를 벌이고 있다. 스티브 발머 MS 최고경영자(CEO)가 수년간 실적 개선과 주가 상승 압력을 받아왔지만, 주요 주주들이 IT(정보기술) 분야의 거물인 게이츠를 겨냥해 퇴진을 요구하고 나선 건 처음이다. 외신은 MS가 게이츠 퇴진 요구설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게이츠의 회장직 퇴진을 요구한 3명의 투자자는 합해서 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새로운 경영전략 채택과 신임 CEO의 혁신조치에 있어 게이츠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발머 후임을 물색하기 위한 특별위원회에서 갖는 게이츠의 역할을 거론하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자신이 운영하는 자선재단에 쏟고 있는 게이츠가 지분이 감소하고 있음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00년 CEO직을 발머에게 넘긴 뒤 '빌앤멜린다 게이츠재단' 일에 집중하고 있는 게이츠의 지분은 1986년 기업공개 이전의 49%에서 현재 4.5%로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최대 개인주주이다.
주주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MS 주식을 보유 중인 토드 로웬스타인 하이마크 캐피탈매니지먼트사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신선한 시선으로 기존 지배층을 바꾸는 것은 새로운 기업 전략을 수립하는데 산소 같은 도움을 줄 수 있다"며 게이츠 퇴진을 반겼다. 반면, 피트캐피탈그룹의 한 수석 분석가는 "지금은 때가 아니며 게이츠가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외신은 전했다.
MS는 지난해 220억 달러의 순이익을 낼 만큼, 여전히 세계 최고의 IT기업이지만 개인 컴퓨터(PC)가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점점 밀리면서 PC에 사용되는 '윈도' 운영체제와 '오피스' 소프트웨어 판매에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
김종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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