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일화 프로축구단이 시민구단으로 새출발한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2일 성남시청 3층 한누리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남 일화 구단을 인수해 시민구단으로 재창단하겠다"고 밝혔다. 구단 운영 재원은 성남시 투자, 기업 후원, 시민주 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를 통해 시민이 구단의 주인이 되고 서포터스 활동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시는 초기에 100억원 정도를 구단에 투자하고 향후 운영이 자리를 잡으면 매년 50억∼60억원 정도로 투자 비용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로써 K리그 최다인 7회 우승에 빛나는 성남 일화는 성남시민구단으로 이름을 바꿔 역사와 전통을 이어가게 됐다. 지난 1989년 충남 천안을 연고로 출범한 일화 축구단은 2000년부터 성남으로 연고를 옮겼다. 그러나 최근 모기업인 통일그룹이 구단 운영에서 손을 떼기로 하면서 존폐의 위기에 놓였다.
성남시는 그 동안 구단 인수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막대한 연간 운영비 부담과 종교적인 색채 등을 이유로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안산시가 성남 일화의 인수에 뛰어들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성남 시민들과 축구 팬들은 성남시에 구단의 인수를 강력히 요구했다. 이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광범위하게 확산됐고, 결국 시민들의 뜻이 성남시의 마음을 돌렸다. 또 성남시가 지난 4∼6월 타당성 연구용역을 통해 성남 일화 인수가 최적안이라는 결론을 얻은 것도 한 몫 했다.
이 시장은 "온·오프라인을 통해 광범위하게 확산된 시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여 신중하되 신속한 결정을 내렸다"며 "조속히 인수에 나서 특정 종교구단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진정한 시민구단으로 전면 재창단하는 혁신적 변화를 거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단 운영 방향에 대해선 "무상 양도여서 인수대금 부담이 없는 만큼 유지와 운영이 중요하다"며 "기초자치단체가 운영하는 K리그 클래식 구단인 만큼 처음부터 중위권을 목표로 1부 리그 생존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성남이 시민구단으로 재출범하면 K리그의 시민구단은 인천, 대전, 경남, 대구, 강원 등 총 6개 팀이 된다. 아울러 기업구단이 시민구단 형태로 바뀐 것은 두 번째다. 앞서 대전 시티즌이 기업 컨소시엄으로 운영되다가 2005년 대전시에서 인수하면서 시민구단으로 전환된 바 있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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