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로 가장 치열했던 4강 팀들의 순위 경쟁은 정규시즌 종료를 앞두고 삼성의 사상 첫 정규시즌 3연패로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LG와 넥센이 벌이는'엘넥라시코'는 끝나지 않았다.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이 걸린 정규시즌 2위의 주인공을 놓고 벌이는 혈투는 올 시즌 마지막 관전포인트다. 삼성에 1.5경기 뒤진 2위 LG는 최근 2연패, LG와 0.5경기 차인 3위 넥센도 1일 NC에 덜미를 잡히면서 사실상 우승 도전은 버거워졌다. 그러나 2위와 3위는 천지 차이다. '대권'에 도전하기 위한 마지노선이다. 1989년 단일리그 이후 치러진 역대 22차례 한국시리즈에서 준플레이오프부터 통과하고 우승까지 한 경우는 딱 2번(1992년 롯데, 2001년 두산)밖에 없었다. 그만큼 고도의 집중력 싸움을 하는 단기전에서 체력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는 뜻이다.
올 시즌 준플레이오프는 정규시즌 종료(5일) 후 이틀 쉬고 8일부터 시작하는데 넥센은 1일부터 5연전으로 정규시즌을 마감하는 빡빡한 일정이다. LG도 지난달 28일부터 6연전을 치른 뒤 하루 쉬고 5일 두산전을 끝으로 일정을 마친다. 둘 중 한 팀은 플레이오프 직행을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도 곧바로 포스트시즌에 돌입해야 한다. 2위 등극에 실패하는 팀은 차라리 일찌감치 준플레이오프 체제에 돌입한 4위 두산과 맞대결이 부담스럽다.
때문에 LG와 넥센은 포스트시즌 이상의 집중력으로 정규시즌 마지막에 온 힘을 쏟고 있다. 1일 현재 LG는 3경기, 넥센은 4경기를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두 팀의 승차는 0.5경기지만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 넥센은 승률 계산에서 제외되는 2무를 가지고 있어 사실상 두 팀의 승차는 없는 셈이다. 따라서 LG가 순위에서 앞서려면 넥센보다 2승을 더 해야 해 조금 불리한 입장이다. 넥센은 남은 4경기를 모두 이기면 74승2무52패가 돼 자력 2위가 가능하지만 LG는 남은 3경기를 모두 이겨 75승53패가 돼도 넥센이 최소 1패를 하길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수 년째 만나기만 하면 혈전을 벌이는 두 팀에겐 '엘넥라시코'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앙숙인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를 일컫는 '엘클라시코'를 빗댄 말이다. 올 시즌엔 넥센이 11승5패로 LG를 압도했다. 김기태(LG), 염경엽(넥센) 두 절친 사령탑은 시즌 마지막까지 라이벌이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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