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9월 인천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 뜻하지 않은 빨간 불이 켜졌다. 해외 각국을 상대로 한 방송 중계에 차질이 발생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1일 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아시안게임 방송 중계를 담당할 주관 통신사 SK텔레콤이 관련 설비를 갖고 있지 않아, 별도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 한 해외 중계방송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국제대회는 경기를 촬영하는 주관 방송사와 방송 신호를 통신망으로 국내외 방송사에 전달하는 주관 통신사를 선정한다. 인천 아시안게임의 경우 주관 방송사로 지상파방송 3사가 모인 인천아시아경기대회주관방송운영유한회사(IHB), 주관 통신사로 SK텔레콤이 각각 선정됐다.
문제는 라디오나 TV에서 음성중계를 끊김 없이 내보내기 위한 전송망인 종합정보통신망(ISDN)과 위성 전송 기술, 대회장과 각 방송 중계석이나 중계차를 연결하는 유선통신 등이다. 그런데 SK텔레콤은 ISDN과 위성 전송 채널 등을 갖고 있지 않아, 중계 음성 등 방송신호를 국내외 각 방송사로 보내기 힘든 상황이다.
이 같은 사실은 조직위가 사전평가를 위해 지난 4월 아시안실내무도대회를 개최해 방송운영 능력을 점검하면서 드러났다. 본보가 입수한 조직위의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SK텔레콤은 ISDN 서비스가 불가능해 이번 대회에서 사용하지 못했고 이로 인해 (아시안게임도) 막대한 차질이 우려된다'고 나와 있다. 또 '(방송 신호를 위성으로 보내는) 업링크 서비스가 불가능했다'며 '큰 혼란이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여기 덧붙여 일부 방송 신호 전송장비에서도 문제가 발생해 '경기장 3곳에서 방송 중계에 대혼란이 발생했다'고 명시했다. 한 관계자는 "음성이 끊기거나 지연 현상으로 화면과 음성이 맞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며 "장비를 제대로 다루지 못해 방송 전날 3시간 동안 전원이 끊기는 사고도 있었다"고 말했다.
보고서에는 또 '방송 중계는 반드시 유선전화가 필수인데 중계차 등에 유선전화 대신 인터넷전화를 설치해 방송에 사용할 수 없었다'는 내용도 있다.
이 때문에 IBH는 주관 통신사 선정을 재검토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 관계자는 "대회가 1년도 남지 않은데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와 협의해 주관 통신사를 선정했기 때문에 바꾸는 건 어렵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이 ISDN을 새로 설치하는 방안도 있지만 워낙 큰 비용이 들어 강제하기 힘든 상황. 조직위는 ▦ISDN만 다른 업체에서 빌리는 방안 ▦방송신호 전송 부분만 다른 업체에 재위탁 하는 방안 등을 놓고 고심중이지만 어는 경우든 모양새가 매끄럽지 못하게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그러나 "인천무도대회 중계 방송을 ISDN 방식으로 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었다"며 "때문에 ISDN이 아닌 유무선 통합을 통한 IP방식으로 중계를 진행했고 큰 문제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인천아시안게임의 방송 중계 방식이나 기술적인 부분은 조직위와 논의할 것"이라며 "만약 ISDN방식으로 해야 할 경우 그 방식에 맞춰 방송 서비스를 진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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