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돈기업인 효성그룹 오너 일가의 탈세와 비자금 조성 혐의에 대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효성 사건을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탈세와 횡령 수사를 담당했던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윤대진)에 배당해 강도 높은 수사를 예고하고 있다.
1일 검찰과 국세청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지난 5월부터 4개월 동안 효성그룹에 대한 특별세무조사를 실시해 최근 조석래(78) 회장과 이모 부회장, 조 회장의 개인재산 관리인인 고모 상무, ㈜효성을 검찰에 고발했다. 국세청은 앞서 효성에 대한 세무조사를 조세범칙조사로 전환하면서 조 회장 등을 출국금지 했다. 조세범칙조사는 세금탈루 혐의가 명백히 드러났을 때 형사처벌을 염두에 두고 취해지는 사실상의 사법적 조치에 해당한다. 국세청 관계자는 "분식회계 규모가 크고 불분명한 차명재산도 적지 않아 고의성이 짙어 보인다"고 말했다.
국세청 조사결과 조 회장 일가는 1997년 외환위기를 계기로 해외사업에서 대규모 부실이 발생하자 이를 감추려고 10여년 동안 매년 일정 금액씩 털어내는 방식으로 1조원대에 이르는 분식회계를 해 수천억 원의 세금을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 회장 일가는 1990년대부터 차명 주식 등 1,000억원이 넘는 차명재산을 비자금으로 관리하면서 거액의 세금을 포탈한 의혹도 있다. 이들은 이재현 CJ 회장과 비슷하게 조세피난처에 세운 페이퍼컴퍼니와 해외법인을 동원한 역외탈세 및 국외재산도피 혐의도 받고 있어 검찰 수사는 CJ 수사의 전철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과 국세청은 오너 일가가 비자금 조성 등으로 회사에 수천억 원대 손실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효성그룹이 이 전 대통령과 특수관계인 만큼 정ㆍ관계 로비 수사로 이어질 경우 이 전 대통령 일가와 친이계 정치인들이 수사대상에 오를 것이란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조 회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7~2011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지냈으며 현준(효성 사장), 현문(변호사), 현상(효성 부사장) 등 세 아들을 두고 있다. 조 회장의 동생인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은 아들인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이 이 전 대통령의 셋째 딸 수연씨와 결혼해 이 전 대통령과는 사돈관계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김청환기자 chk@hk.c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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