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임귀열 영어] What doesn't kill you makes you stranger.(살아 남아도 ~)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임귀열 영어] What doesn't kill you makes you stranger.(살아 남아도 ~)

입력
2013.10.01 12:58
0 0

독일의 철학자 니체(Nietzsche)는 그의 책 (Twilight of the Idols, 1888)에서 'Was ihn nicht umbringt, macht ihn starker'라고 말했다. 영어로 번역하면 'What does not kill him makes him stronger'라는데 '살아 남으면 강해진다'는 평범한 말이다. 그는 또 다른 책 (Ecce Homo, 1908)의 'Why I am so wise'라는 chapter에서 '잘 되는 사람, 살아 남는 사람은 대부분 수완이 좋고, 나쁜 상황도 교묘하게 이겨내는 특징이 있다'고 했다. 이 평범한 말이 100여년이 지난 지금도 자주 인용되는 이유는 살벌한 현대사회에 그러한 사례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어떤 장관은 핵심 권력이 밀어붙이는 정부 정책을 따를 수 없다며 떠나겠다고 했다. 또 어떤 사람은 혼외 아들 얘기가 나오더니 밀어 내기라는 둥 솎아 내기라는 둥 뒷말이 무성하다. 몰아내기에 성공한 측에서는 이제 맘에 거슬리는 사람이 없으니 입지가 더욱 공고해져 영화 '장군의 딸'(The General's Daughter, 1999)의 대사처럼 'Whatever hurts you makes me stronger'가 된 모양새다. 여기엔 '네가 아프면 내가 더 강해진다'는 뜻보다는 '네가 망해야 우리가 흥한다'는 살벌한 뜻이 숨어 있다. 밀려난 사람은 살아 남지도 못했고, 떠나면서 만신창이가 되었기 때문에 'Whatever doesn't kill him~'이라는 표현은 'What does kill him makes him even stranger'라고 고쳐 써야 할 듯하다. 조직과 사회에서 '살아 남아도 결국 왕따 신세가 된다'(Whatever doesn't kill you simply makes you stranger)는 말이 실감 나는 대목이다.

이런 표현을 떠올리며 가슴이 아린 이유는 무얼까. 미국 TV 시리즈 '소브린(Sovereign)'에 나왔던 대사인 'Things that try to kill you make you angry and sad. Strength comes from the good things'(죽이려고 덤비는 짓은 분노와 슬픔을 자아낸다. 진정한 강함은 좋은 뜻에서 나오는 것인데)가 떠오른다. 힘 없는 사람들과 당한 사람들은 'What doesn't kill us makes us bitter'(우리가 살아 남아도 현실이 비통하다)라고 말한다. 그래서 위의 표현과 더불어 'Well, let's hope that's enough'(이쯤 해서 그만하겠지요)라는 말로 위로를 삼는지 모르겠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