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우 몬스터즈만큼 활화산처럼 뜨거운 밴드를 국내 록 음악계에서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직업 연주자로서 평균 13년 이상 활동해 오고 있는데도 신인 밴드 이상으로 부지런하고 성실하며 열정적이다. 2010년 데뷔 앨범을 발표한 이래 매년 앨범을 발표하고 있으며 연간 100회 안팎의 공연을 소화하고 있다. 말 그대로 '괴물들'이다.
옐로우 몬스터즈가 최근 발표한 '레드 플래그'는 절정의 기량을 보여주는 수작이다. 앨범의 포문을 여는 동명 타이틀 곡은 올해 나온 최고의 록 음악으로 꼽혀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강력하다. 무섭게 달음박질치는 기타 베이스 드럼의 삼각 편대 속에 강력한 흡인력의 선율이 크레센도와 데크레센도를 오가는 극적인 구성을 관통한다. 지난달 27일 서울 서교동 연습실에서 만난 옐로우 몬스터즈의 이용원(기타 및 보컬ㆍ33)은 "우리는 곡을 만들 때 멜로디를 첫 번째로 생각하고 멜로디에 맞춰 편곡을 한다"고 설명했다.
4개의 소주제로 구성된 콘셉트 앨범 '레드 플래그'가 전하는 메시지는 강렬하다. '밴드들도 PD에게 몸 팔아 / PR을 잘해야만 넌 탑밴드야'('썩은 막걸리') '허세에 취한 너 오디션 스타'('아이 돈트 워너 비 위드 유') 등 음악계의 부조리를 꼬집는다. 멤버들은 "마음에 안 드는 게 있으면 말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면서도 "펑크 정신만 있다고 펑크 록이 아니다. 음악적인 실력이 먼저 완성돼 있어야 한다"고 했다.
옐로우 몬스터즈는 서로 다른 세 밴드에서 활동 중인 연주자들이 모인 그룹이다. 이용원은 펑크 록 밴드 검엑스의 일원이고, 한진영(베이스ㆍ37)과 최재혁(드럼ㆍ38)은 각각 마이 앤트 메리와 델리스파이스의 멤버다. 한진영은 "프로젝트 그룹이라는 말을 듣기 싫어서 앨범도 자주 내고 공연도 자주 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직장인처럼 아침이면 연습실에 출근해 연습하고 밤이면 부지런히 공연 무대를 오르내린다. 최재혁이 "우리는 돈이 되건 안 되건 지방이건 작은 클럽이건 무대에 자주 서려고 한다"고 말하자, 한진영이 "인디 밴드니까 가난할 거라 생각하지만 우리는 또래 직장인들 이상으로 번다"고 받아 쳤다.
세 멤버는 독립 레이블 '올드레코드'의 주인들이기도 하다.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자금을 댔다"는 이유로 막내인 이용원이 대표가 됐다. 한진영과 최재혁은 이사다. 앨범도 직접 내고, 공연도 직접 기획한다. 가수 타루와 로지피피의 앨범도 발매했다. 이용원은 "우리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어 좋긴 한데 모든 일을 직접 처리해야 해서 업무량이 많다"고 했다.
옐로우 몬스터즈는 일본으로 활동 반경을 넓혀 가고 있다. 지난해 9개 도시에서 공연했고, 최근엔 정규 1집 앨범을 발표했다. 서울 부산 대구 광주 천안 등으로 이어지는 전국 투어를 마치면 일본 프로모션도 시작할 예정이다. "한류에 기대어 활동하는 게 아니라 일본 현지 팀들과 진검 승부 하며 실력으로 인정받고 싶습니다."(한진영)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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