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홀로 살던 60대 할머니가 숨진 지 5년 여 만에 백골 상태로 발견됐다.
1일 부산진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전 11시30분쯤 김모(여·67)씨가 부산진구 초읍동 한 다세대 주택에서 숨져 있는 것을 집주인 정모(64)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김씨는 두꺼운 옷을 9겹 껴입고 손에는 목장갑을 낀 채 반듯이 누워 있었다. 집주인은 경찰에서 "김씨가 수년 간 집을 드나들지 않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예비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갔다"고 말했다. 경찰은 "2008년 김씨를 마지막으로 봤었다"는 이웃들의 진술과 옷 상태, 의료보험 납입 내역 등을 토대로 김씨가 5년 전 겨울, 난방이 되지 않은 집에서 추위에 떨다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가 발견된 건물은 1층짜리 다세대 주택으로 모두 3가구가 살고 있다. 1999년부터 이곳에서 혼자 살던 김씨가 2008년 이후 모습을 감췄지만, 이웃들은 단순히 집을 비웠다고만 생각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등록되지 않았던 탓에 관할 구청에서도 정기적으로 가정 방문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평생 독신으로 살아 온 김씨는 집 근처 절에서 일을 도와주며 생계를 이어왔고, 이복 오빠가 유일한 혈육이지만 10여 년 전 연락이 끊긴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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