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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라! 부산국제영화제 속 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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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라! 부산국제영화제 속 보물

입력
2013.10.01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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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바다가 출렁인다.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가 3일 부탄 영화 '바라: 축복'으로 개막해 12일까지 항해에 나선다. 올해 영화제의 상영작은 70개국 299편. 부산영화제를 찾는 관객이라면 축제의 항로를 가늠할 나침반 정도는 필수. 국내 주요 예술영화관의 상영작 선정을 담당하는 영화인 4명이 부산에서 보고 싶거나 관객들에게 권하고 싶은 영화 11편을 공개했다. 이들의 추천은 영화의 바다에서 허우적댈 관객들에게 유용한 좌표 역할을 해줄 듯하다.

서울아트시네마의 프로그래머 김숙현씨는 '인사이드 르윈 데이비스'와 '내 죽음의 이야기'를 기대작으로 선정했다. 미국 작가주의 영화의 간판 조엘 코엔, 에단 코엔 형제의 최신작인 '인사이드 르윈 데이비스'는 1960년대를 배경으로 무명 포크 가수의 별스럽지 않은 모험을 웃음기로 전한다. 김씨는 "코엔 형제가 음악이 중심이 되는 영화를 만든다고 해 제작 전부터 호기심을 가졌다"고 밝혔다. '내 죽음의 이야기'(감독 알베르 세라)는 드라큘라와 카사노바의 만남이란 허구를 바탕으로 에로스와 고독한 삶을 빚어낸 스페인 영화. 김씨는 "요즘 유럽 영화의 새 활력이라 할 스페인 영화에 조금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GV무비꼴라주의 이원재 과장은 '잉여들의 히치하이킹'(감독 이호재)과 '베스트 오퍼' '올 이즈 로스트'(감독 J. C. 챈더)를 꼽았다.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은 학교를 그만두고 돈 한 푼 없이 유럽을 일년 동안 돌아다닌 무모한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린 한국 다큐멘터리다. 이씨는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의 무모한 시도가 끝내 작은 기적을 일으킬 때마다 짠한 감동이 일렁인다"고 말했다. '시네마 천국'의 주세페 토르나토레가 연출한 '베스트 오퍼'는 미술품 감정사와 광장공포증 환자의 묘한 관계를 그린 이탈리아산 로맨스 스릴러. "세련된 연출과 엔니오 모리코네의 음악 등 때문에 국내 수입 경쟁이 치열했던 영화"라는 게 추천 이유다. 이씨는 "'올 이즈 로스트'는 요트를 타고 바다에 나갔다가 조난 당한 노인 역을 맡은 로버트 레드포드의 열연에서 숭고한 기운마저 느껴지는 영화"라고 말했다.

엣나인필름(극장 아트라인 운영)의 주희 이사는 '탐 엣 더 팜'과 '지옥이 뭐가 나빠' '카달'을 보고 싶은 영화로 꼽았다. '탐 엣 더 팜'(감독 자비에 돌란)은 시골 장례식에 간 한 남자의 사연을 통해 도시와 시골의 단절을 그린 영화다. 주씨는 "24세 캐나다 천재 감독이 기존 심리 스릴러와는 전혀 다른 작품을 완성했다"며 기대를 나타냈다. 야쿠자들이 액션 영화를 실제처럼 찍는 과정을 그린 '지옥이 뭐가 나빠'는 일본 영화계의 이단아 소노 시온의 최신작. "인간의 가장 어두운 본성을 들추어 온 시온 감독의 액션 막장 코미디라 기대되는 작품"이다. 주씨는 "숱한 명장면을 탄생시킨 인도 최고의 감독" 마니 라트람의 '카달'도 기대작 명단에 올렸다. '카달'은 한 신부와 범죄자의 기나긴 악연을 통해 구원과 용서의 의미를 전한다.

씨네큐브를 운영하는 티캐스트의 박지예 팀장은 병원에서 아이가 뒤바뀐 사실을 안 두 가족의 사연을 그린 일본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를 기대작 1순위에 올렸다. "기른 아이와 낳은 아이 사이에서 갈등하는 아버지의 이야기라 더 궁금하다"는 게 추천 이유. 올해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대상) 수상작인 프랑스 영화 '아델의 이야기 1부와 2부'(감독 압델라티프 케시시)와 중국 영화 '천주정'(감독 지아장커)도 박씨가 꼽는 기대작. 그는 "영화를 본 사람들의 하나같은 열광"('아델의 이야기 1부와 2부')과 "지아장커의 이전 영화와는 전혀 다른 스타일"('천주정')이라는 점만으로도 "두 영화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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