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수도 카라카스 주재 미국 대사관 소속 외교관 3명을 추방할 것을 지시했다. 이들이 반대파인 극우세력에 자금을 지원해 베네수엘라의 전력망과 경제를 파괴하려 했다는 것이다.
ABC방송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국영 TV방송를 통해 "미 외교관들은 24시간 내에 이 나라를 떠나야 한다"며 "양키는 물러가라"고 비난했다.
엘리아스 하우아 외무장관도 TV에 나와 "미 외교관들이 볼리바르 주에서 반정부 세력을 만난 것을 확인했다"며 "베네수엘라를 불안정하게 만들려는 이들의 시도에 대한 증거를 존 케리 미 국무장관에게 보냈다"고 밝혔다. 볼리바르 주에는 베네수엘라의 주요 수력발전소가 위치해 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베네수엘라 정부의 주장을 결코 인정할 수 없다"며 "당시 미 외교관들이 볼리바르 주를 방문한 건 정상적인 외교 행위였다"고 반박했다.
12월 8일 지방선거를 앞둔 베네수엘라는 물가가 매년 45% 이상 오르는 등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다.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인 엔리케 카프릴레스는 이번 사태에 대해 "마두로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의 상황을 관리할 수 없다는 것을 가리려는 사기극"이라고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 3월에도 미국 대사관에 근무하는 육군 무관 2명을 추방하는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이들 무관이 암 투병 중인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이 사망하기 전 어수선한 틈을 타 군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정정 불안을 조장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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