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링하면서 두려움을 극복할 때마다 나 자신을 이기는 것에 희열도 있고 뿌듯함을 느끼는 것이 더 좋더라구요."
보통 약체로 분류되는 다른 종목과 달리 서울대 복싱부 '서울대의 주먹' FOS(Fist of SNU)는 아마추어 복싱계의 강호다. 1995년 창단해 20여년의 짧은 역사 동안 전국 신인 아마추어 복싱선수권대회 등에서 우승을 휩쓸며 아마복싱계의 강자로 등극했다.
지난달 열린 제15회 전국 대학 복싱동아리 선수권대회에서도 금메달 5개,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따내며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2001년 대회가 생긴 이래 종합 우승만 7번째고, 준우승은 3번 했다.
주장인 안형진(25·건축공학과)씨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던 이유를 "한 번 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지면 독하게 매달리는 습관을 가진 서울대생들의 특징과 복싱이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60여명이 활동 중인 복싱부원들은 대부분 동아리에 들어와 처음 복싱을 접한 학생들이다. 최근에는 여학생들의 관심이 늘면서 여성 부원 비율도 약 20%나 된다.
FOS는 오후 5시30분부터 1시간30분 동안 정기적으로 자율 연습을 실시한다. 대회가 다가오면 매일 오전과 오후 하루 두 차례 교내 운동장과 복싱 체육관을 오가며 훈련과 실전 연습을 병행한다. 지도교수인 전태원 교수와 아마복싱 국가대표 출신 김용호 감독, 사설 복싱클럽 관장인 김청렴 코치가 이들의 지도를 맡고 있다.
학업과 복싱부 활동 병행이 힘들지 않으냐는 질문에 노광일(22·언론정보학과)씨는 "공부 스트레스가 해소돼 도움이 된다"고 대답했다. 안형진 주장은 "평소 스트레스가 쌓이면 억누르는 편이라 힘들었는데, 링 위에서 몇 번 치고 받으면서 날아오는 상대방의 주먹 등을 신경 쓰다 보면 사소한 것은 다 잊게 돼서 집중력도 많이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