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ㆍ30 경기 화성갑 재보선 공천을 두고 새누리당이 때 아닌 권력암투설에 휩싸였다.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의 공천 여부를 두고서다. 친박계 '어른'으로 통하는 그가 정치적 입지를 회복할 경우 당내 권력지도가 바뀔 수 있는 만큼 벌써부터 견제와 힘겨루기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서 전 대표의 출마 선언이 논란을 부른 직접적인 이유는 그의 이력 때문이다. 불법정치자금 수수로 '비리정치인'이란 딱지가 붙었고, 70대에 접어든 나이 때문에 '올드보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본인은 "MB정권의 정치보복"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노장으로서 여야 소통 역할론을 강조하지만, 서 전 대표가 피해갈 수 없는 약점임에 분명하다.
그런데 새누리당 내부의 논란은 서 전 대표가 내년 전당대회에 출마할지 모른다는 가정에서 출발했다. 차기 당권을 염두에 두고 있는 김무성 의원이나 최경환 원내대표의 입장에서 보면 그의 국회 재입성이 달가울 리 없다는 점에서다.
자기 정치에 대한 열망이 강한 김 의원은 서 전 대표와 박심(朴心)을 두고 경쟁하는 상황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내년 5월 임기를 마친 뒤 당권 도전을 고려중인 최 원내대표에겐 서 전 대표가 지원군이 아닌 경쟁자가 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이들 세 사람이 물밑에선 이미 치열한 수싸움에 돌입했다는 게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30일 불거진 '청와대 공천 지시설'은 이 같은 권력암투설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청와대가 새누리당 지도부에 서 전 대표의 공천을 요구했다는 얘기가 공론화할 경우 최대 피해자는 서 전 대표다. 당장 그의 주변은 김 의원을 겨냥했다. 한 측근은 "그런 식으로 정치하면 안 된다"고 비난했다.
김 의원 측은 펄쩍 뛰며 오히려 최 원내대표 쪽을 지목했다. 한 측근 의원은 "최 원내대표야말로 자칫 '낙동강 오리알'이 될 지 모른다고 걱정하지 않겠냐"고 했다. 반면 최 원내대표 측은 "청와대와 서 전 대표를 동시에 노리는 쪽이 어디일지 생각해보라"며 김 의원 측에 화살을 돌렸다.
일각에선 서 전 대표가 공천을 받아 당선되면 7선이 되는 만큼 하반기 국회의장을 노리는 황우여 대표 측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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