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베트남 정부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삼성이 특정기업 아닌 특정국가 정부와 동반자적 파트너십 관계를 구축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은 앞으로 개별 투자가 아닌 삼성그룹 전 계열사의 투자와 경험 등을 '패키지'로 전수한다는 새로운 해외진출모델을 정했으며, 그 첫 대상국가로 베트남을 선정했다.
정연주 삼성물산 부회장을 단장으로 하는 삼성 사장단은 30일 하노이를 방문, 응웬 떤 중 총리 등 베트남 고위관리들과 만나 전력 도시개발 공항 화공 조선 공공분야 정보통신 등 모든 분야에서 포괄적 상호협력을 약속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삼성 방문단에는 김신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과 정기영 삼성경제연구소 사장,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등이 참여했다.
삼성은 현재 베트남에 세계 최대규모의 휴대폰 생산단지를 보유하고 있으며, 투자규모를 계속 확대하고 있다. 베트남 전체 수출의 10% 이상을 삼성이 담당하고 있을 정도다.
삼성은 전자 정보통신 이외에 다른 분야에도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며, 차제에 한국경제의 성장노하우를 함께 전수한다는 방침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성장하면서 확보한 다양한 노하우와 삼성의 사업역량을 유기적으로 연계시켜 베트남에 필요한 인프라 사업을 제안하고 수행하게 될 것"이라며 "동반성장형 윈-윈 사업모델이자 삼성의 새로운 글로벌 진출 전략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베트남방문을 계기로 양국간 투자협력 분위기가 더욱 고조되고 있는 점도 이 같은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에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은 베트남 정부가 추진 중인 국가 전력개발 계획과 관련한 1,200㎿ 규모의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및 운영사업 참여 방안을 더욱 구체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하노이 도시개발사업, 국영조선소 경영 정상화 사업 등 주요 인프라사업에 단계적으로 참여하는 방안도 적극 협의할 계획이다.
삼성은 베트남을 모델로 다른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의 다른 국가들에 대해서도 진출 여건과 사업성 등을 검토 중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그룹 관계사뿐 아니라 각종 국내 전문가 그룹도 활용할 예정이며, 각각의 사업들이 구체화되면 관련 업종의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과의 공동 참여도 적극 검토하고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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