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한국을 방문한 남자프로테니스(ATP) 세계랭킹 2위 라파엘 나달(27ㆍ스페인). 30일 개막한 ATP투어 500시리즈 차이나오픈 스케줄에 맞추기 위해서 오전에 입국해 오후에 출국하는 초단기 방한 일정 탓에 피곤했을 법도 한데 나달은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았다. 기자회견에서도 대충대충 건너뛰는 법이 없었다. 특히 "스포츠 유망주에 대한 투자는 건전하고 사회 파급력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고 말한 것에 대해 "역시 대 스타답다"라며 무릎을 치는 소리가 적지 않았다. 나달은 본보의 인터뷰 질문을 스페인 마드리드발(發)→ 인천공항행 기내(機內)에서 이메일로 답변을 보내왔다. 다음은 일문일답.
-어렸을 때 롤 모델을 꼽는다면.
"많은 스타 플레이어들의 경기를 지켜봤다. 그 중 한 사람을 짚는다면 카를로스 모야(37ㆍ스페인ㆍ98년 프랑스오픈 단식 챔피언)를 들 수 있겠다."
-테니스 이외에 좋아하는 스포츠는 무엇인가.
"축구와 골프를 즐긴다. 프로 데뷔때 축구와 테니스를 놓고 갈등을 한 적도 있었다."
-처음 구입한 자동차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차는.
"소렌토가 내 첫 차다. 지금은 스포티지를 운전하고 있다."(나달은 19세이던 2004년부터 기아차의 후원을 받았다. 현재는 기아차 글로벌 홍보대사다)
-좋아하는 음식은.
"해산물이면 무엇이든 좋다."
-선수생활 중 가장 힘든 고비는 언제였나.
"지난해 무릎부상으로 은퇴 기로에 섰을 때다. 올 시즌 성공적으로 복귀할 줄 정말 예상하지 못했다."
-코트에서 만나고 싶지 않은 선수가 있다면.
"로저 페더러(32ㆍ스위스)와 노박 조코비치(27ㆍ세르비아)다."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페더러다. 그의 플레이를 보는 것도 좋아한다."
-악몽으로 꼽을만한 불만족스런 경기는.
"2010년 10월 방콕에서 열린 ATP 태국오픈 단식 준결승에서 기예르모 가르시아 로페스(스페인)에게 1-2로 역전패한 것이다. 브레이크 포인트를 26번이나 잡았지만 2번 밖에 성공시키지 못했다. 반면 상대는 1번 잡았던 브레이크 포인트를 점수로 연결해 (내가) 무릎을 꿇었다."
-한국 선수 중에 누가 기억에 남는가.
"이형택 선수다. 모두 내가 이겼지만 2차례 경기를 한 기억이 새롭다."
한편 나달의 랭킹1위 탈환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나달은 차이나 오픈에서 조코비치를 따돌리고 무난히 랭킹1위에 오를 전망이다. 나달은 그러나 차이나 오픈이 자신의 랭킹1위 '사냥'을 위한 대회로 비쳐지는데 거부감을 나타냈다. 나달은 29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1위등극이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겠다"라며 "매 게임 최선을 다할 뿐이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나달과 조코비치가 결승에서 만나 조코비치가 이기더라도 나달의 랭킹포인트는 1만1,160점이 된다. 반면 조코비치는 1만1,120점으로 2위로 밀려난다.
나달은 2005년 이 대회 정상에 올랐다. 2008년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거는 등 베이징과 좋은 인연을 맺고 있다.
글ㆍ사진=최형철기자 hccho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