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대로 경희대 '삼총사'가 드래프트 1~3순위를 싹쓸이 했다. 전체 1순위는 센터 김종규(22ㆍ206.3㎝)였다.
2013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 행사가 열린 30일 잠실학생체육관. LG가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얻었다. 김진 LG 감독은 주저 없이 김종규를 호명했고, 체육관 곳곳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LG가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권을 행사한 것은 2001년 송영진(현 KT) 이후 12년 만이다.
김종규는 2011년과 2012년 대학농구리그에서 경희대를 우승으로 이끈 국가대표 출신 센터다. 대학 4년간 평균 17.3점에 11.2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냈다. 2012년 대학농구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최우수선수(MVP)에 뽑혔고, 올 정규리그에서도 이종현(고려대)를 제치고 MVP를 자치했다.
특급 유망주를 손에 넣은 LG는 단숨에 2013~14시즌의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가드 김시래와 포워드 문태종을 영입한 데 이어 골밑 요원인 김종규까지 보강했다. 김종규는 "KBL을 한 번 뒤집어 보겠다"며 "대학농구 리그도 뒤집어 봐서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2순위 지명권을 얻은 전주 KCC는 경희대 가드 김민구(22ㆍ190.4㎝)를 택했다. 김민구는 지난 8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맹활약했고 2011년과 2012년 대학농구 정규리그에서 연달아 MVP를 받았다. 김민구는 "제2의 허재가 아닌 제1의 김민구가 되겠다"고 당찬 소감을 밝혔다.
3순위 지명권의 동부도 또 다른 경희대 가드를 선택했다. 이날 3번째로 마이크를 잡은 이충희 동부 감독은 스피드와 돌파력, 속공 능력을 두루 갖춘 두경민(22·183.3㎝)의 이름을 불렀다. 당초 동부는 김민구에 눈독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명권에서 밀리면서 '제2의 양동근' 두경민에 한 표를 행사했다.
이 밖에 4순위 서울 삼성은 고려대 가드 박재현(22ㆍ183㎝)을 지명했다. 일반인 자격으로 참가한 이대성(22ㆍ190㎝)은 2라운드 1순위로 울산 모비스에 지명돼 프로 진출에 성공했다.
이날 드래프트에서는 대상자 39명 가운데 22명이 지명됐다. 56.4%의 지명률로 2007년 75.8%(33명 가운데 25명 지명) 이후 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 지명률은 2003년의 78.1%(32명 가운데 25명 지명)다. 프로 구단의 선택을 받은 선수들은 2013~14시즌부터 출전할 수 있지만, 10월 동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수들과 전국체전 참가 선수들은 해당 기간 프로 경기 출전이 불가능하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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