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31ㆍ삼성)의 등판 기회가 많지 않았던 올 시즌 구원 경쟁은 손승락(31ㆍ넥센)과 봉중근(33ㆍLG)의 2인 천하로 마감되는 분위기다.
손승락은 역대 3명뿐이던 40세이브를 돌파(44세이브)하며 이 부문 타이틀을 예약했다. 봉중근은 그에 7개 뒤진 2위(37세이브)지만 평균자책점(1.27) 등 순도 면에서는 4강 팀 마무리투수 가운데 월등하다.
37세이브는 1997년 '야생마'이상훈(고양 원더스 투수코치)이 기록한 팀 역대 최다 세이브 타이 기록이다. 11년 만의 포스트시즌을 이끌면서 지난 10년 간 가장 취약한 고질병이던 '마무리 잔혹사'를 청산했다는 점에서 봉중근의 성적은 더 높은 평가를 받는다. LG는 5경기를 남겨 두고 있어 의미 있는 신기록 달성이 유력하다. 김기태 LG 감독은 "봉중근이 올해 정말 잘 해 줬다. 세이브 숫자도 대단하지만 7승도 있지 않나"며 구원승(7승)에 주목했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이상훈이 세이브 타이틀을 거둘 당시만 해도 구원승을 합한 '세이브 포인트'제도가 있었다. 당시 이상훈은 구원으로 10승과 37세이브를 거둬 47세이브 포인트를 기록했다. 봉중근은 올 시즌 팀이 수확한 72승 가운데 무려 44승을 지킨 것과 다름 없다.
현재 페이스와 분위기라면 봉중근은 올 겨울 마무리투수로는 전례를 거의 찾아 보기 힘든 황금장갑을 노려볼 만하다. 선동열 KIA 감독과 구대성(전 한화), 신윤호(전 SK)가 있었지만 전문 마무리투수로 분류하기에는 확실히 세분화된 클로저가 아니었다. 프로야구 역대로 마무리투수가 골든글러브를 탄 건 1994년 40세이브 시대를 열었던 태평양 정명원(두산 투수코치)이 사실상 유일하다.
최근엔 두 차례나 아시아최다세이브 기록(47세이브)을 달성했던 오승환도 받지 못했다. 2006년엔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괴물 신인'류현진(LA 다저스)에게 밀렸고, 2011년엔 투수 4관왕 윤석민(KIA)의 벽을 넘지 못했다. 올해는 전체적으로 특출한 선발 투수가 없는 것도 봉중근에겐 기회다. 선발투수보다는 손승락과 경쟁이 더 유력하다. 남은 정규시즌 성적과 포스트시즌에서의 활약이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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