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a당 벼 생산량이 최대 530㎏에 육박하는 등 올해 벼농사가 단위 면적당 수확량 기준으로 사상 두 번째의 풍년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2011년과 지난해 80%대까지 밀려났던 쌀 자급률도 100%선을 넘어설 것으로 보여, 일부에서 제기됐던 식량안보 우려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3년 만에 주곡 자급이 가능해짐에 따라 내년 '쌀 관세화 유예기간' 종료 이후 2015년부터 쌀 시장의 전면 개방을 검토 중인 정부도 개방 추진에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2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가 15일 기준으로 실시한 작황 조사 결과, 최종 수확기까지 태풍과 같은 돌발 사태가 터지지 않는 한 10a당 벼 수확량이 최대 528㎏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사상 최대였던 2009년(10a당 534㎏)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사상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올해의 풍년은 벼 알이 영그는 7~9월초 기상 여건이 벼 생육에 최적 조건을 형성했기 때문이다. 일조량이 풍부하고 일교차가 클수록 작황에 좋은데, 올해는 7~9월 일교차가 섭씨 9.3도로 평년보다 0.8도 컸고 일조시간도 하루 평균 2.3시간이나 많았다. 덕분에 이삭당 벼알 수(79.3개)가 평년보다 2.5개나 많아졌으며, ㎡당 벼알 수(3만2,308개)도 평년보다 1,200개나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농업관측센터가 표본 농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생육상황 조사에서도 작황이 좋다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수확시기가 빠른 조생종의 경우 전년보다 '좋다'는 응답비율이 47.2%에 달했으며, 중만생종은 전년보다 '좋다'가 65.3%를 기록했는데 '아주 좋다'는 비율도 10.1%까지 상승했다.
10a당 생산량이 500㎏을 넘어섬에 따라 재배면적이 사상 최저(83만3,000㏊) 수준으로 떨어졌는데도 불구, 올해 국내 쌀 생산량은 전년(400만6,000톤) 대비 39만톤 늘어난 439만6,000톤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또 2011년과 2012년 두 해 연속으로 쌀 생산량이 수요량에 미치지 못해 83%까지 하락했던 주곡 자급률도 최대 106%까지 높아지게 된다. 이에 따라 예정됐던 쌀시장 개방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국산 쌀이 남아 도는데도, 시장 개방을 피하기 위해 연간 40만톤을 수입하고 있다"며 "우리 쌀 농가의 경쟁력도 높아진 만큼 이번에는 시장 개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산지 쌀값 안정을 위해 연말까지 공공비축미 명목으로 37만톤을 매입할 계획이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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