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이 사퇴 의사를 굽히지 않음에 따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이 냉가슴을 앓고 있다. 기초연금 축소 논란 등과 관련해 정기국회에서 야당의 공세를 앞장 서 막아 줘야 할 주무 장관의 부재로 국회 차원의 대응 부담을 고스란히 끌어 안게 됐기 때문이다.
당장 30일부터 복지위 전체회의가 열린다. 내달 1일에는 본회의에서 기초연금 축소 등과 관련한 긴급현안질의도 예정돼 있다. 야당은 기초연금 공약 후퇴와 관련해 정부와 여당을 향한 집중 포화를 예고하고 있다.
문제는 복지위 위원장이 민주당 오제세 의원인데다 새누리당 소속 의원은 대부분 초선이라는 점이다. 11명의 새누리당 소속 의원 가운데 정몽준(7선) 전 대표와 유재중(재선) 간사를 제외하면 9명이 모두 초선 의원이다. 더욱이 9명의 초선 의원 중 7명이 비례대표여서 대선 캠프와 인수위에서 공약 입안에 직접 관여한 안종범 김현숙 의원 등 복지분야 전문가를 제외하고는 야당의 공세를 막아내기에 역부족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 3선 의원이자 현 정권의 대선 공약 마련에 핵심적 역할을 해 온 진 장관이 발을 빼면서 "초선 의원 위주의 복지위에서 야당의 공세를 감당해 낼 수 있겠느냐"는 얘기가 나온다. 복지위 소속 한 새누리당 의원은"당장 복지위에서 야당의 공세가 집중될 기초연금 축소 논란을 어떻게 다 감당할 낼지 걱정"이라며 "진 장관의 사퇴에 대해 내부적으로 성토하는 의원들이 많은 게 사실"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당 지도부가 묘책을 내놓지 못하면서 새누리당 복지위의 걱정은 더 커지고 있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진 장관의 부재로 일단 이영찬 복지부 차관이 상임위에 출석해 기초연금 축소 논란에 대응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보임을 통한 복지위 보강 계획도 없는 만큼 해당 의원들이 잘 대응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다만 긴급현안질의에는 복지위 소속 안종범 김현숙 의원 외에 기초연금 부분이 재원 마련과 관련돼 있는 만큼 기획재정위 소속 류성걸 의원을 내세워 야당의 공세를 차단하겠다는 구상이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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