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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자기 사람 심으려… 누가 되든 '혹독한 검증'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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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자기 사람 심으려… 누가 되든 '혹독한 검증' 예고

입력
2013.09.29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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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채동욱(54ㆍ사법연수원 14기) 검찰총장의 사표가 수리됨에 따라 당분간 길태기(55ㆍ15기) 대검 차장검사가 총장 직무대행으로 검찰 조직을 이끌게 된다. 법무부는 후임 총장 인선을 위해 조만간 검찰총장 후보 추천위원회를 구성해 후보를 물색할 예정이지만, 어느 때보다 혹독한 검증이 예상돼 최종 임명까지 상당한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채 총장이 끝내 진위가 밝혀지지 않은 '혼외 아들' 의혹으로 물러난 것을 감안하면 누가 낙점되든 인사청문회 단계 등 중도에 낙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차기 총장 후보군 누구

후임 총장으로 현직 중에서는 채 총장의 다음 기수인 사법연수원 15기 간부가 우선적으로 거론된다. 지난 4월 채 총장 취임 이후 검찰에 남은 15기는 길태기 차장과 소병철(55) 법무연수원장으로, 동기 가운데 늘 선두주자로 분류됐다. 두 사람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7년 단행된 검사장 인사에서 선배들을 제치고 발탁된 뒤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16기도 거론되지만 검찰총장이 임기(2년) 도중 물러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조직 연소화 우려 때문에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동기 10여명이 무더기로 용퇴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하지만 공안통을 선호하는 정권의 성향을 감안해 대검 공안부장 출신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지만씨의 고교 선배인 임정혁(57ㆍ16기) 서울고검장도 거론된다.

퇴임 인사가 발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선 채 총장과 연수원 동기로 지난 인사 때 최종후보 3명으로 꼽혀 채 총장과 경합했던 김진태(61ㆍ14기) 전 대검 차장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공안정국 조성 분위기와 맞물려 TK 출신의 노환균(56ㆍ14기) 전 법무연수원장이 후보 군에 포함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밖에 검사장 출신의 김태현(58ㆍ10기) 변호사와 박상옥(57ㆍ11기) 변호사의 추천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취임까지 두 달 이상 걸릴 듯

2011년 9월 개정된 검찰청법에 따라 총장 후보 추천위원회는 법무부 검찰국장과 법원행정처 차장,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한국법학교수회 회장, 법학전문대학원 이사장 등 당연직 위원 6명과 비당연직인 각계 전문가 3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된다. 추천위원회는 개인과 단체 등으로부터 총장 후보에 적합한 인물을 추천 받아 3명 이상의 후보자를 법무부 장관에게 추천하도록 돼 있다. 법무부 장관은 이들 중 최종 후보자를 선정해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하고, 대통령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총장을 임명한다.

법조계에서는 추천위 구성부터 총장 임명까지의 과정을 감안하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신임 총장이 취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례없는 혹독한 검증 예고

채 총장 '찍어내기' 논란의 여파로 차기 총장 후보는 사상 유례 없는 혹독한 검증을 거칠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통령이 검찰권을 장악하기 위해 '자기 사람'을 심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총장 후보에 대한 야당과 언론, 시민단체 등의 검증 수위도 상상을 초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차기 총장이 정권의 외풍을 차단하기에 역부족일 것이란 인식도 검증 강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야권 관계자는 "채 총장보다 깨끗하지 못한 사람은 총장 될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 다른 때 같으면 뭉개고 넘어갔을 위장전입이나 세금탈루 문제만 나와도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누가 후보가 되든 망신주기 차원을 넘어 발가벗겨지는 수준의 검증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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