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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 리더스] 애경, "책 읽기의 감동 같이 나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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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 리더스] 애경, "책 읽기의 감동 같이 나눠요"

입력
2013.09.29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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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기증합시다! '사랑의 도서 기증'이란 내가 감동적으로 읽은 책을 도서산간에 청소년들에게 전달해 소중한 자연과 지식을 재활용할 수 있는 착한 캠페인입니다. 책의 감동을 나눌수록 사랑과 존경이 더 커집니다. 여러분의 마음을 책으로 표현하세요."

매년 가을철이 돌아오면 애경 내 인트라넷과 홈페이지에 이런 글이 올라온다. 임직원은 물론 일반인들을 대상으로'사랑의 도서기증 캠페인'이다. 애경은 택배비(3권 이상)를 부담하고 책을 모아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로 벌써 6회째. 이 캠페인을 통해 2008년 경남 산청 지리산고등학교와 전북 부안 자율변산서중학교에 1,000권의 도서가 전달됐고, 2009년에는 전남 신안 압해고등학교와 부산 해운대 반여중학교에 3,200권이 기증됐다. 또 2010년에는 강원도 정선 고한중학교, 전남 함평 함평중학교, 전남 영암 낭주고등학교에 3,4000권이 전해졌고, 2011년과 2012년에는 강원도 원주 문막고등학교와 강원도 홍천 홍천고등학교에 각각 3,000권과 2,000권이 기증됐다. 도서산간지역 소재 교육청에 문의해 책을 필요로 하는 학교에 지원하는 방식이다.

직원들의 참여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애경 그룹 계열사인 AK몰에서는 전사 차원에서 이 캠페인에 참여해 지난해 100권을 기부했다. 이 캠페인에 직접 참여했다는 이성민(26) AK플라자 마케팅전략팀 주임은 "지난해 성공한 사람들의 10가지 공통법칙, 품위의 재구성, 소셜리더십 3권을 기증했다"며 "1년 가까이 책상에만 꽂아뒀는데 아이들이 읽을 수 있도록 도서관에 기증하는 것이 더 유익할 것 같아 시작한 일"이라고 말했다.

책 기부 캠페인은 애경의 유별난 독서 사랑에서 비롯됐다. 직원들뿐만 아니라 책을 구하기 어려운 도서산간 지역의 청소년들에게도 독서의 기회를 주고 싶다는 따뜻한 마음이 반영된 것.

애경 내에선 책 선물이 보편화되어 있다. 예컨대 월간업무회의가 있는 날 실적 때문에 잔뜩 주눅든 직원에게 상사가 호된 질책 대신, 아무 말 없이 '답을 내는 조직'이란 제목의 책을 건네주기도 한다. 무조건 성과를 내보라는 압박이 아닌 생각을 통해 고민해보자는 식이다. 특히 안용찬 애경그룹 생활항공부문 부회장은 해당 부서에 도움이 되는 책, 임원이나 팀장들이 읽으면 좋은 점 등을 쉴 틈 없이 선물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일 하기도 바쁜데 회사에서 책까지 읽으라고 하니 '이중고'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자발적으로 생겨난 독서 클럽만 15개다. '10마리의 나비들'이란 독서클럽은 지방근무로 뿔뿔이 흩어져 있는 이들이 모여 만든 모임으로, 독서뿐만 아니라 친목도모도 함께해 멤버들의 만족도가 높기로 소문이 나 있다.

'책 사랑'은 '사람 사랑'으로 이어진다. 각종 지역사회 기여활동이 줄을 잇는다. 애경 중앙연구소는 1992년부터 지역 보육원생과 1:1 후원을 통해 도움을 주고 있다. 60여명의 연구소 연구원들은 대전 동구에 위치한 아동 양육시설 성심보육원에서 아이들의 진로 상담, 개별 과외 등을 맡고 있다. 한 명의 연구원이 한 명의 아동을 6년 간 돌보는데, 장기적인 상담과 후원이 가능해 아이들의 정서적 안정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현재 20명의 초등학생이 혜택을 입고 있다.

대전 서구에 위치한 연광 실버타운은 1992년 이후 매년 2회씩 애경이 만든 제품을 후원 받고 있다. 65세 이상의 노인들 가운데 일상생활을 혼자서 수행하기 어려운 이들이 거주하는 노인 전문 요양시설이다. 애경 직원들은 생활용품을 만드는 기업답게 올해 5월에는 회사가 만든 세탁세제 등으로 빨래를 해주는 봉사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생명에 대한 사랑도 빠트릴 수 없다. 애경 중앙연구소는 1인 1생명 살리기 운동의 일환으로 2010년부터 '사랑의 모자 뜨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연구소 임직원이 매년 1회 50~60개의 모자를 제작해 국제 아동구호기관인 세이브더칠드런에 전달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200개의 모자를 전달했다.

중증장애인에 대한 사랑도 남다르다. 애경은 지난해 11월부터 약 8개월 동안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인 중증장애인 다수고용사업장 '형원'의 외주생산 능력을 높이기 위해 제품생산 시스템을 구축하는 전 과정을 지원했다. 물고기를 손에 쥐어 주는 게 아니라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기 위해서다. 대량생산에 맞는 설비와 관리시스템이 도입된 형원은 이후 완제품 생사능력이 4배 이상 뛰어 매일 1,200개 이상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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