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법원이 대형 판매점에 심야 및 일요일 영업금지 결정을 잇따라 내렸다. 해당 업체들은 영업 자유 침해라고 반발하고 노동조합은 노동자 건강 보호 등 사회적 합의가 반영된 만큼 법을 지키라고 맞서고 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보비니 상사법원은 26일 인테리어 및 가정용품 판매점인 카스토라마와 르로이메를랭의 일요일 영업 금지를 결정했다. 지난해 일요일 영업을 금지 당한 경쟁업체 브리코라마가 7월 제기한 소송에 따른 결정으로 양사가 일드프랑스(파리를 포함한 수도권 지역)에서 운영하는 매장 15곳이 그 대상이다.
르로이메를랭은 "법원 결정에 불복해 항소할 것이며 일드프랑스 9개 매장의 일요일 영업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지역에 6개 매장을 갖고 있는 카스토라마 역시 영업 강행 방침을 밝혔다. 이들 업체는 매상의 17~20%를 일요일에 올리는 상황을 무시한 처사라며 법원 결정을 성토했다. 프랑스에서 일요일 영업은 1906년 법으로 금지됐지만 자영업을 비롯한 다수 업종을 예외로 두고 있다. 이에 브누아 아몽 소비자장관은 "법에 찬성하지 않거나 개정을 요구할 수 있지만 법원 결정을 무시하는 것은 용인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앞서 23일 프랑스 지방법원은 파리 샹젤리제 거리의 화장품 매장 세포라에 오후 9시 이후 심야영업을 금지하는 판결을 내렸다. 루이뷔통그룹(LVMH) 소유인 세포라의 샹젤리제 매장은 평일에는 밤 12시까지, 금ㆍ토요일은 다음날 새벽 1시까지 영업을 해왔는데 파리 지역 노조연합이 이를 노동법 위반이라며 제소했었다. 프랑스 노동법은 오후 9시부터 오전 6시까지의 야간근무를 '경제적 활동의 연속성과 사회적 필요가 있을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허용한다.
세포라는 "오후 9시 이후 매출의 20%가 발생하고 58명의 직원이 야근조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심야영업을 금지하면 대량 해고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매장 직원들도 "야간 근무는 자발적 선택이며 급여 25%를 더 받는다"면서 '노동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라며 서명운동을 했다. 반면 프랑스 최대 노조단체 노동총연맹은 "노동자 전체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판결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맞섰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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