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금 논란에 대한 청와대의 해명은 논란의 초점에서 벗어난 정부 입장의 반복에 가까웠다.
29일 최원영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이 "기초연금 정부안을 일부에서 오해하고 있다"며 그동안 시민사회단체가 지적한 사안을 하나하나 반박했다. 우선 '국민연금 장기 가입자가 손해를 본다'는 비판이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 수석은 "국민연금은 국민연금법에 따라 이미 받는 돈을 그대로 받으면서 기초연금을 추가로 드리는 것이기 때문에 국민연금에 가입하면 할수록 총 연금이 더욱 많아져서 이득을 본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길면 총 연금 액수(국민연금+기초연금)가 많아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국민연금은 가입자가 낸 만큼 액수가 많아지는 것이 당연하다는 점에서 일반 시민들과는 동떨어진 주장이다. 기초연금만 놓고 보면 국민연금 장기 가입자가 받는 금액이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최 수석이 제시한 자료에서도 드러난다. 가령 월소득 100만원인 사람이 국민연금을 11년 가입한다면 기초연금은 20만원을 받지만 20년 가입자는 15만8,127원, 30년 가입자는 10만원으로 줄어든다. 물론 국민연금은 11년 가입자가 18만3,380원, 20년 가입자가 31만9,380원, 30년 가입자가 46만9,230원으로 많아지는데 이를 놓고 정부는 이득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최 수석은 또 청·장년 세대 등 미래세대가 현재의 노인세대보다 기초연금 수급에서 불리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최 수석은 그 이유로 "현재 65세는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11년 이하여야 최대 금액인 20만원을 받을 수 있지만 55세는 13년, 45세는 14년, 35세는 15년으로 점차 길어지기 때문에 미래세대가 기초연금 수급에서 불리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역시 세대별 국민연금 평균 가입기간을 감안하면 틀린 설명이다. 현재 국민연금 가입자의 평균 가입기간은 10년 8개월로, 현 노인세대는 기초연금 지급대상 중 90% 정도가 월 20만원을 받는다. 반면 35세는 기초연금을 받게 될 30년 뒤 국민연금 평균 가입기간이 20.8년으로 늘어나 20만원을 다 못 받을 대상이 상당수가 된다. 더구나 박 대통령의 공약 없이 2007년 도입된 기초노령연금제도가 그대로 유지되면 현재 50세(1963년생) 이하 세대는 2028년부터 국민연금과 무관하게 모두 20만원을 받도록 돼 있었기 때문에 세대 차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 수석은 덧붙여 "기초연금을 국민연금과 연계하지 않으면 후세대에 너무나 과도한 부담을 지우게 된다"고 정부안의 타당성을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김연명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현행 정부안대로 추진해도 2050년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을 합한 공적연금 지출액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7.7%"라며 "이는 현재 GDP 대비 공적연금 지출액이 10%인 OECD 평균 수준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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