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전 101패.'위대한 똥말' 차밍걸이 은퇴했다.
똥말은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는 경주마에게 붙이는 경마계의 속어다.
8세 암말 차밍걸은 지난 28일 경기 과천 서울경마공원 10경주에 출전해 101번째 경주를 마지막으로 새로운 마생(馬生)을 시작한다.
국내 경마 현역 최다연패기록을 세운 차밍걸은 이날 10경주에서 14마리 가운데 12위로 결승선을 통과해 101패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 성적은 8차례 3등이다.
차잉걸은 성적으로는 일찌감치 퇴출 되었을 법도 하지만 특유의 성실성으로 101번째 경주로를 지켰다.
경주마는 보통 한 달에 한 번 꼴로 출전한다. 한 경기를 마치면 몸무게가 10㎏ 이상 빠질 정도로 체력소모가 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차밍걸은 올 한해 10차례, 매년 평균 16차례 출전하는 강철 체력을 과시했다.
차밍걸의 주인인 변영남(70) 마주는"성실하게 달려 꼬박꼬박 출전 수당을 받았다. 잔병치레도 안 해 손해도 입지 않았다. 열심히 달리는 모습 때문에 내가 배운 게 더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은퇴시점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고 지금이 가장 적절한 시간"이라며 "새로운 마생을 열어주기 위해 은퇴시키기로 결심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 마사회관계자도 "차밍걸은 비록 경주로에서는 실패한 마생이었지만 포기하지 않는 근성으로 서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위대한 똥말이라는 찬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차밍걸은 경기 화성시 궁평목장에서 승용마로 제2의 마생을 시작한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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