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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화양공단 악취저감책 효과 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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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화양공단 악취저감책 효과 낼까

입력
2013.09.29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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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시 화양농공단지 악취 민원에 소극적으로 대처해 온 여수시가 악취배출업체의 원청사인 대기업을 압박해 저감시설 지원을 요구하는 등 뒤늦게 사태 해결에 나섰다.

그러나 공해 사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정치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자, 사실상 수수방관하던 여수시와 대기업이 뒤늦게 방안을 내놓긴 했지만 땜질식 대책이라는 지적과 함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여수시는 여수국가산단 대기업이 화양농공단지 악취배출 허용기준 초과 사업장에 대해 기술·재정적 지원을 하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대기업이 화양공단에 개입한 것은 악취 민원에 대해 더 이상 방치하면 원청사인 자신들에게도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해 여수시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다.

최근 전남도 보건환경연구원 조사결과, 화양공단에서 악취배출 허용기준을 초과해 여수시로부터 개선권고를 받은 업체는 비앤씨(BNC) 인제화학 에스에프씨(SFC) 3곳이다. 적발된 사업장은 최고 6.6배 이상 기준치를 초과했으며 모두 여수산단 내 대기업의 자회사 또는 협력사다.

BNC는 GS칼텍스의 자회사로 2009년 화양공단에 입주했다. 유리섬유와 폴리프로필렌을 결합해 전기·전자 부품에 사용하는 원료를 생산하는 업체다. GS칼텍스가 2003년부터 가동한 화학공장 터를 임대 받아 운영 중이다.

합성수지와 플라스틱을 제조하는 인제화학은 LG화학의 협력사로 1996년 입주했다. 왁스를 만드는 SFC는 1999년부터 공장을 가동했으며 여수산단 화치공장에 본사를 두고 있다.

GS칼텍스는 악취저감 시설을 10월 중 발주하기로 했으며, LG화학과 SFC도 기술 검토 후 올해 안에 저감시설을 설치키로 했다.

그러나 화양공단 내 화학 관련 입주업체 10곳 가운데 대기업 지원은 3곳뿐인데다 이마저도 악취저감에 그치고 대기오염물질과 폐수에 대한 대책은 없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 미지수다.

1993년 가동을 시작해 19개 업체가 입주한 화양공단은 당초 수산물가공 및 해조류가공공장 유치를 목적으로 조성됐으나 화학 폐기물재생처리업 등으로 입주 업종이 확대되면서 석유화학단지로 변질돼 왔다.

주민들은 "10년이 넘도록 알 수 없는 화학 찌꺼기로 고통에 시달려도 나몰라라 하던 여수시와 대기업들이 이제 와서 민원 해결에 나선 것은 '우리가 이렇게 신경 써 대응하고 있다'는 보여주기 정도의 효과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화양공단 화학공해 해결 대책위원회 김일주 사무국장은 "악취저감시설 설치만으로 근본 해결은 될 수 없고, 이번 대책은 농공단지의 화학 업종 입주 등 행정·절차적 문제를 덮기 위한 물타기용이라는 의심이 든다"며 "대기·수질 전수조사를 비롯 주민 건강역학조사, 입주업종 제한, 악취관리지역 지정을 통한 근본적인 사태해결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수시 관계자는 "악취배출 사업장의 시설개선이 올해 연말까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화양공단이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면 민원이 근본적으로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태민기자 ham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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