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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페북 탈퇴하려면 8~9단계… 100% 지우기는 사실상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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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페북 탈퇴하려면 8~9단계… 100% 지우기는 사실상 불가능

입력
2013.09.2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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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페북) 탈퇴, 간단치 않았다. 우선 눈에 띄는 탈퇴 버튼이 없었다. 페북 계정 고객센터를 찾는 데서부터 꼭꼭 숨어있는 '계정 폐쇄' 버튼에 이르기까지 8~9단계를 거쳐야 했다. 그나마 모바일 앱에선 1, 2단계가 적었다. 140자 단문의 매력으로 스마트폰과 공생한다는 트위터는 정작 모바일에선 탈퇴가 불가능했다. 이런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도 단번에 SNS와의 연을 끊을 수는 없었다. 각각 2주, 30일의 유예기간이 지나야 '영구 삭제'라는 종착지에 다다를 수 있었다.

어렵사리 SNS를 탈퇴해도 포털 곳곳에 남은 트윗, 쪽지 등 온갖 흔적들이 자동적으로 사라지는 것은 물론 아니다. 폐쇄적인 내부 정책으로 포털에 개인 담벼락을 대놓고 노출하진 않는 페북과 달리 트위터는 인터넷 공간 어디로든 퍼져나갔다. 계정 아이디만 검색하면 과거 글들이 수십 개씩 튀어나왔다. 사회관계망 검색 서비스를 하는 구글 네이버 등에 '저장된 문서'로 남아있던 것들이었다. 다음에선 지인과 주고받은 쪽지까지 고스란히 드러났다. 또 누군가 남긴 트윗을 3,200개나 찾아내는 'tweettunnel.com'이란 사이트는 지웠던 트윗조차 챙겨놨다 포털에 노출했다.

디지털 세탁에 나섰다. SNS로 이미 삭제된 내용이 저장된 페이지로 남은 건 지울 수 있었다. 다만 국내 포털 업체에 지우고 싶은 흔적이 저장된 주소(URL)와 캡처 화면, 삭제를 원하는 이유 등을 써 보내야 하는 성가신 절차가 필요했다. 구글로 확산된 흔적들은 포털 자체의 '온라인 평판 서비스'를 통해 삭제 요청했다. 절차도 까다롭지만 처리도 더뎠다. 한 포털은 정보주체인 내가 직접 남긴 흔적에 대해 1, 2일 내에 접수는 했지만 3일이 지나도 삭제처리를 해주지 않았다.

완전한 표백은 거의 불가능했다. 페북과 트위터 등 SNS에서 긁은 디지털의 '나'로 연관 검색을 이어가니 면접 스터디 모집 글에 남긴 전화번호, 피부과 홈페이지의 여드름 고민 상담, 경품 받은 내역, 온라인 카페에 적은 인턴 친목모임 글 등 어지간한 일상의 흔적들이 모조리 튀어나왔다. 적당히 타협할 수밖에 없었다.

손현성기자 h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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