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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소설 '가족', 최인호의 저력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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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소설 '가족', 최인호의 저력 보여

입력
2013.09.27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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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호만큼 자기 문학의 외연을 최대치로 확장한 작가도 흔치 않다. 비단 영화와 연관된 이야기가 아니다. 그는 수많은 산문을 쓴 에세이스트인 동시에 몇 권의 그림책을 쓴 동화작가이기도 하다. 하지만 일반 대중에게 최인호 글의 힘을 가장 강력하게 보여준 작품은 1975년부터 2010년까지 35년간 월간 샘터에 연재한 자전소설 일 것이다. MBC 라디오 방송 '여성시대'가 27일 프로그램의 상당 부분을 '최인호 추모 특집'으로 꾸밀 수 있었던 원동력도 바로 이 국내 최장수 연재소설 의 힘이다.

최인호의 '소설로 쓴 자서전'에는 그의 아내와 큰 딸 다혜씨, 작은 아들 도단이(성재씨)가 그대로 등장인물로 나온다. 그러니까 그의 자녀들은 일평생을 '유명인'으로 산 셈. 1970년대 막 태동하기 시작한 대한민국 도시 중산층 가정의 단란하고도 진솔한 모습에 독자들은 크게 공감했고, 때로는 시샘하기도 했다.

가족들끼리 티격태격 지지고 볶으면서도, 결국엔 사랑하고 화해하는 일상이 소설의 주를 이루지만, 가족ㆍ친지 외에 주위 사람들과의 인연, 일상의 단상 등도 특유의 세련되고 날렵한 필치로 담담하게 서술돼 있다. 2007년 연재 400회를 기념해 두 권의 책으로 묶여 나오기도 했다.

소설보다는 에세이에 가까운 이 작품을 통해 가족을 간접 체험한 독자들에게는 최인호의 대표작이 '타인의 방'이나 같은 소설이 아니라 바로 이 이다. 그래서 트위터에는 "마치 나의 아버지를 잃은 것 같은 서글픔이 몰려온다" "내가 마치 그 집 식구인 것 같았는데" 같은 글들이 계속해서 새롭게 올라오고 있다.

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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