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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할배' 박근형, 제2 전성기 꽃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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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할배' 박근형, 제2 전성기 꽃피다

입력
2013.09.27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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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그는 드라마 제작 발표회에 참석했다. 100편이 넘는 드라마와 70편 이상의 영화에 출연한 데뷔 50년차 배우였지만, 그런 자리에 가는 건 극히 드문 일이었다. 제작진과 매니저의 설득에 참석했지만, 젊은 배우들에게만 쏠린 관심에 밀려 쓸쓸하게 퇴장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불과 1년 만에 상황은 역전됐다. 최근 서울 63빌딩에서 열린 MBC 새 주말 드라마 '사랑해서 남 주나' 제작 발표회 현장에선 그가 주인공이었다. 바로 배우 박근형(74)이다. 이날 가장 많은 질문을 받고, 카메라 플래시가 끊이지 않았던 사람은 그뿐이다. 얼마 전 SBS '황금의 제국'을 끝내고 MBC '잘났어 정말', SBS '수상한 가정부'에 출연 중인 그는 '사랑해서 남 주나'에서 퇴직 판사 정현수 역할을 맡아 배우 차화연과 황혼의 로맨스를 펼치는 주인공이다. 젊은 배우들이 장식했던 드라마 팸플릿 표지도 박근형의 차지였다.

그는 확실히 떴다. 방송계를 넘어 영화와 광고에서도 캐스팅 1순위다. 언론사에서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지만 연말에나 시간을 낼 수 있다. tvN '꽃보다 할배'의 공이 컸다. 그가 재조명 받은 기회였다. 각종 드라마에서 재벌 회장이나 엄격한 아버지로 호통치던 이미지가 부드럽고 자상하게 변했다.

대중성까지 갖춘 배우가 되면서 영화계가 가장 발 빠르게 움직였다. 로맨스, 공포, 판타지, 액션 등 장르를 불문하고 시나리오가 들어오고 있다. 그를 주연으로 하자는 영화가 대부분이다. 박근형은 지난 2년간 SBS '드라마의 제왕' '추적자' '맛있는 인생', MBC '당신 참 예쁘다' 등 10여개의 작품에 연속 출연했다. 영화계에서는 그가 이제 충무로로 눈을 돌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영화 '고령화 가족' '가문의 영광 5' 등에서 젊은 배우들에 가려져 있었지만 이제 사정이 달라졌다. 그가 펼치는 가슴 시린 로맨스도, 박력 있는 액션도 스크린를 통해 볼 수 있을 날이 멀지 않았다. 대중문화 평론가 정덕현씨는 "박근형은 영화 '레드: 더 레전드'의 브루스 윌리스나 앤소니 홉킨스, 헬렌 미렌 등처럼 노년의 경륜 있는 액션 연기를 할 수 있는 배우"라며 "'꽃보다 할배'에서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모습 등은 젊은 층과도 소통할 수 있는 모델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방송계는 이미 '박근형앓이'가 시작됐다. 단편 드라마부터 미니 시리즈, 사극 등에 이어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섭외 1순위다. 그간 베일에 가려졌던 그의 사생활이 '꽃보다 할배'로 드러나면서 새로운 자극제를 찾는 대중에게 매력적인 대상이 된 것. 한 예능프로그램 작가는 "그는 70세가 넘은 배우지만 여전히 준수한 외모와 말투는 젊은 층에게 호감을 준다"고 말했다.

이런 호감은 광고계로 이어진다. 그는 '꽃보다 할배'의 동료 이순재, 신구, 백일섭과 함께 인터넷 IPTV, 모바일 게임, 보일러 등의 광고를 촬영했다. 최근에는 그를 모델로 한 식품, 한방,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제약 등에서 광고주들과 조율 중이다.

대형광고 기획사의 한 관계자는 "박근형은 새로운 모델을 요구하는 광고계에서 꼭 필요했던 신선한 인물이며, 자상한 이미지로 남녀노소 모두를 포용할 수 있어 광고주에게도 매력적인 모델"이라며 "소비자와 가까운 생필품 모델로도 손색이 없다"고 언급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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