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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9월 28일] 괴이하고 어리둥절한 진영 장관 사퇴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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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9월 28일] 괴이하고 어리둥절한 진영 장관 사퇴 파문

입력
2013.09.27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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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의 사퇴 표명은 무책임했고 이해하기 어려우며 어수선했다. 절차, 명분, 품격, 어느 하나 3선 의원에 인수위부위원장을 지낸 박근혜 정부의 실세 장관으로는 어울리지 않았다. 우선 모양이 이상했다. 장관이 사퇴한다면, 직접 그 이유를 명확히 밝히는 게 상식이다. 그러나 진 장관은 어제 청사에 출근 하지 않은 채 의원회관 보좌관실을 통해 복지부 기자들에게 '장관직을 사임하면서'라는 이메일을 보낸 것이 전부였다. 기자들은 한 동안 진위 여부를 확인하느라 법적을 떨었다는 후문이다.

내용도 그렇다. 이메일은 "책임을 통감하기 때문에 사임하고자 한다.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게 생각하며 국민의 건강과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기원한다"고 했다. 이메일만 보아선 왜 사퇴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 장관이 암호 같은 사퇴서를 던지고, 기자나 국민들은 기초노령연금 공약의 축소 때문인가보다고 추측이나 하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다.

더욱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며칠 전 보도를 통해 진 장관의 사퇴 의사가 알려지자 정홍원 총리가 진 장관을 만나 설득해 '없던 일'로 됐는데, 다시 사표를 제출하고, 또 다시 정 총리가 반려한 점이다. 청와대도 당초 진 장관의 사의 보도를 보고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그럼에도 진 장관이 사퇴 의사를 굽히지 않은 것은 드러나지 않은 사연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미 온갖 풍문과 설이 난무하고 있다. 진 장관이 복지정책 후퇴에 이의를 제기했으나 청와대가 받아들이자 않자 사표를 냈다는 얘기가 그럴싸하게 퍼지고 있다.

이유나 배경이 어떻든, 국민들 눈에는 장관은 그만 두겠다 하고, 총리는 말리고, 대통령은 사과하는 해괴하기 이를 데 없는 모습으로 비쳐지고 있다. 정권 내부에 뭔가 균열이 발생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 상태로는 내각이 제대로 일을 할 수 없는 만큼 진 장관 사표를 수리하고 전열을 다시 정비해야 한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은 복지, 경제민주화, 국민통합이라는 세 가지 핵심 대선공약이 모두 후퇴하고 있는데 대해 외부뿐만 아니라 내부에서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을 심각하게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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