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와 의사, 방송국 PD 등 전문직이나 재력가 행세를 하며 금융상품 가입을 미끼로 보험사나 증권사 여직원들에게 접근해 성폭행하고 돈을 빼앗은 50대가 중형을 선고 받았다.
광주지법 제11형사부(부장 홍진호)는 27일 강간상해 및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모(54)씨에 대해 징역 15년과 신상정보 공개 10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1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김씨가 상습사기죄 등으로 수 차례 실형을 선고 받고도 또 다시 다수의 여성을 상대로 의사, 판사, 프로듀서 등을 사칭해 보험계약 체결 등을 미끼로 돈을 뜯어내거나 성폭행했다"며 "범행 방법, 동기, 횟수, 계획성 등에 비춰 죄질이 매우 불량해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김씨는 2011년 4월 경기 고양시에서 모 증권사 여직원에게 자신을 판사라고 사칭한 뒤 자신과 동료 판사들의 자산 관리를 맡기겠다고 속여 모텔로 유인해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는 증권사 여직원의 나체사진을 휴대폰으로 촬영해 "회사 홈페이지에 올리겠다"고 협박해 신용카드를 빼앗아 사용하기도 했다. 김씨는 또 2010년 4월에도 광주광역시에서 여성 보험설계사에게 자신을 모 은행 부지점장이라고 속여 거액의 보험상품에 가입해 주겠다며 모텔로 유인, 성폭행하고 신용카드를 빼앗아 230만원을 인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3년간 서울, 경기 고양ㆍ부천, 부산 등지를 돌며 자신이 판사, 변호사, 구청 공무원, 의사, 방송사 PD라고 속여 피해자 14명에게 2,200만원을 빼앗고 이 가운데 2명을 성폭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광주=안경호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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