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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 긴박감 + 휴머니즘… 의학드라마는 흥행불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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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 긴박감 + 휴머니즘… 의학드라마는 흥행불패

입력
2013.09.27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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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번트(savant) 증후군은 자폐증 같은 발달장애를 가진 사람 중 일부가 암기, 계산 또는 예술 방면에 천재적인 능력을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이 의학전문용어를 이제 모르는 사람이 없다시피 됐다. KBS 의학드라마 '굿닥터'의 영향이다.

기존 의학드라마와 달리 '굿닥터'는 극중에 새번트 증후군 레지던트 1년차 박시온(주원 분)이라는 파격적인 캐릭터를 등장시켰다. 최근 지상파 드라마 시청률은 15%만 돼도 성공인데, '굿닥터'는 지난 24일 21.4%를 기록했했다. 방송계에서는 "역시 의학드라마는 실패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연속해서 시청하지 않아도 매회마다 바뀌는 에피소드와 다양한 캐릭터, 생명을 다루는 긴박감, 인간애를 드러내는 스토리 등이 인기의 비결이다.

국내 방송에서 의학드라마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MBC '종합병원'(1997) 정도가 초창기 인기작품이니 채 20년도 안 된다. 하지만 의학드라마는 병원, 의사라는 지극히 제한적인 무대와 캐릭터에도 불구하고 그 짧은 기간 동안 쉼 없이 진화해왔다. 시청률 불패신화는 의학드라마라는 장르 자체의 산물이라기 보다 그 안에서 끊임 없이 새로운 사건과 스토리를 엮어내려는 작가, 연출가의 노력의 결과물이다.

신은경, 구본승 등 청춘 스타들이 대거 기용한 '종합병원'은 무겁게만 느껴지던 병원과 의사의 이미지를 젊고 활기차게 그려내면서 평균시청률 24%(이하 닐슨코리아)대로 선전했다. 이후 MBC는 '의가형제'(1997) '해바라기'(1998)를 연이어 방영해 평균시청률 30%를 넘기며 재미를 봤다. 인간미, 사랑과 우정으로 갈등하는 스토리가 이때부터 의학드라마의 필수조건처럼 자리잡았다.

의사의 야망과 고뇌를 그린 작품은 2007년 MBC '하얀거탑'이다. 천재의사 장준혁(김명민 분)의 야망과 비극적 최후를 그리면서 의사의 진정한 역할이란 무엇인지를 시청자들이 고민하게 만들었다. KBS '브레인'(2011)도 성공에 집착하는 뇌 질환 전문 신경외과 의사 이강훈(신하균 분) 캐릭터로 극을 이끌었다.

'굿닥터'의 인기몰이 속에 MBC도 10월 9일부터 '메디컬 탑팀'이라는 의학드라마를 방송한다. '해를 품은 달'의 김도훈 PD와 '브레인'의 윤경아 작가가 손을 잡았다. 이 드라마는 외과, 흉부외과, 내과의사 등이 모인 의료협진팀의 팀워크를 그린다. 김 PD는 "빈부에 따른 차별적인 의료서비스 등 의료계에 화두를 던질 수 있는 내용을 담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의학드라마는 인기의 이면에 제작진의 어려움도 적지 않다. 'ER' '그레이 아나토미' 등 미국 드라마 영향으로 사실적인 수술 장면이나 병원에 가까운 완벽한 세트장 등이 의학드라마의 국제기준선이 돼버렸다. 시청자 눈높이에 맞추려면 병실, 수술실 세트 등으로 제작비가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회당 제작비가 2억~3억원 정도인데 특수분장이나 세트장 등의 미술비로 전체 10억원이 넘는 금액이 들어간다. '굿닥터'의 경우 지난 10일 방송에 등장한 아기 인체모형의 가격이 1,200만원을 넘었다. 병원이라는 장소의 제약 등으로 협찬도 제한적이다. '굿닥터'의 제작사 로고스필름의 유홍구 총괄PD는 "일반 미니시리즈가 받는 협찬의 3분의 1 수준"이라고 말했다.

해외판매도 그리 녹록하지 않다. 한국 드라마가 가장 많이 팔리는 일본 시장은 최근 한류가 주춤하면서 전체 드라마 판매액이 반토막 났다. 유 PD는 "일본에선 어려운 의학드라마라고 해서 특별히 관심을 두는 것은 아닌데다 자국내 의학드라마가 우리보다 수준이 높아 수출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중국 시장도 낙관적이지 않다. 수입 드라마는 6개월에서 1년에 걸쳐 검열을 하기 때문에 적지 않은 인내심이 필요하다. 우선 인터넷으로 다운로드를 받아 볼 수 있는 전송권을 판매할 수 있지만 이 전송권료가 터무니 없이 낮은 가격이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전송권은 드라마 한 편당 1만~2만달러(1,000만~2,100만원) 수준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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