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지구온난화는 토네이도를 동반하는 뇌우(thunderstorm)를 약화시킨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지구온난화가 오히려 토네이도의 발생 빈도를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기존 연구에선 고도에 따른 풍속과 풍향의 급작스런 변화, 수직방향의 돌풍 등 토네이도를 일으키는 기상 요소들은 대체로 기온이 온난해짐에 따라 약화하는 결과를 보여왔다. 이는 뇌우가 가장 강력한 수준으로 확산되는 것을 지구온난화가 막아주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미 스탠퍼드대 연구팀의 최근 연구결과는 이와 달랐다. 미 전역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평균적으로 날씨가 따뜻할 경우 돌풍이나 토네이도가 약해진다는 사실은 재확인됐다. 그러나 '모델링' 방식의 연구를 수행하던 연구팀은 각 모델 평균의 이면을 들여다보다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지표면 온도의 상승 ▦지표면에서 가까운 대기의 습기 ▦높은 고도에서의 찬 공기 등의 요소들이 풍부해지면서 돌풍이 강력해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요소들은 뇌우의 형성이 가능한 '잠재에너지'(CAPE: Convective Available Potential Energy)를 결정한다.
연구진은 금세기 말로 갈수록 CAPE 지수가 높은 날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지난 20세기의 마지막 30년간 기상 상태와 크게 비교된다고 밝혔다. 실제 미국은 지난 5월 조지아주를 강타한 토네이도로 500명이 넘는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등 갈수록 토네이도로 인한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스탠퍼드대 산림환경연구소의 선임연구원인 노아 디펜보우는 "지구온난화는 가장 강력한 뇌우가 발생할 정도로 CAPE 지수를 높이고, 돌풍의 발생 빈도 또한 높이는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 국립과학아카데미의 최근 회보(PNAS)에 실렸다.
특히 이번 연구는 뇌우에 관한 연구 방법론에서 '의미 있는 진보'를 이뤘다고 미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는 평가했다. 기존 연구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영향을 하나 또는 두 개의 모델에 의존해 분석했지만, 스탠퍼드대 연구팀은 100년간 매 10년 단위로 각기 다른 조건에서 실시된 실험을 통해 마련된 10개의 모델로 연구를 진행했다.
그럼에도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향후 발생할 뇌우를 예측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고 강조한다. 연구팀 일원인 로버트 트랩 퍼듀대 교수는 "연구기간 뇌우가 형성될 기상 조건이 아니었는데도 뇌우가 나타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의 발달과 연구의 진전에도 불구하고 토네이도의 발생 가능성에 접근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신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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