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을 국제화하자는 남북간 합의에 따라 외국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통신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실제 투자유치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독일기업 미앤프렌즈의 마이클 에르틀 CEO는 공단 입주기업인 삼덕통상 문창섭 회장과 함께 26일 개성공단을 방문했다. 애르틀 대표와 문 회장은 해외유치단지 시설을 견학하고 홍양호 개성공단관리위원장도 면담했다. 미앤프렌즈는 거래처인 삼덕통상과 함께 투자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휴대전화와 인터넷이 자유롭지 않은 환경이 투자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상태다. 문 회장은 "10년 전부터 미앤프렌즈와 투자에 대한 논의가 오갔는데 그때마다 인터넷과 휴대폰 사용불가 등이 발목을 잡았다"며 "하루 빨리 통신문제가 해결돼야 투자유치에 대한 확답을 받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입주기업인 대화연료펌프의 호주 바이어 관계자 2명도 25~28일 일정으로 공단을 방문 중이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이번 방문을 마친 후 대화연료펌프에 대한 지분투자를 논의하기로 돼 있었지만 역시 통신 때문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동욱 대화연료펌프 회장은 "외국기업들은 안전보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휴대폰, 인터넷 등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야 투명한 재고 관리와 생산성 향상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며 "어렵게 다시 계약을 맺은 기업인데 다른 기업으로 발길을 돌릴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개성공단에서 광통신부품을 생산하는 제이씨콤 이재철 회장 역시 "미국 중국 프랑스 기업 3곳이 투자문의를 해오면서 '통신기기 사용 여부가 불투명하면 투자설명회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며 "통신문제만 해결되면 최소 2개 기업은 100% 투자가 확실하다"고 말했다.
북측은 당초 연말까지 인터넷과 휴대폰 사용을 허용하겠다는 뜻을 피력했지만 현재로선 장담할 수 없는 상황. 전날 북측이 3통(통행ㆍ통신ㆍ통관) 분과위원회 회의를 돌연 연기한 것도 외국기업들에겐 북한의 의지를 의심케하는 대목이란 게 현지 분위기다.
박주희기자 jxp93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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