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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예상된 유감 표명보단 셌지만… 강도 약한 사과 '박근혜 대통령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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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예상된 유감 표명보단 셌지만… 강도 약한 사과 '박근혜 대통령 스타일'

입력
2013.09.26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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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국정 운영과 관련해 '사과'의 뜻을 표시한 것은 취임 이후 세 번째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26일 '죄송하다'는 분명한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사과를 하는 대상도 분명히 밝히지 않았다. 이로써 박 대통령의 언급이 '대국민 사과'에 해당하는지, 적절한 수준이었는지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박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국민에게 진심과 진정성을 담아 이해를 구하는 정도"라고 밝혔다. 다만 '죄송'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만큼 사실상의 사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박 대통령 취임 이후 공식적인 자리에서 사과의 뜻을 표시한 것은 4월12일이 처음이었다. 박 대통령은 당시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등 민주당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장ㆍ차관급 인사들이 줄줄이 낙마한데 대해 "인사와 관련해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했다.

두 번째 사과는 윤창중 전 청와대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사건이 원인이었다. 박 대통령은 5월13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이번 방미 일정에 공직자로서 있어서는 안 되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국민 여러분께 큰 실망을 끼쳐 드린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 사과는 메시지 대상을 '국민 여러분'으로 명확히 했기 때문에 첫 대국민 사과로 평가받고 있다.

박 대통령의 이날 사과는 두번 째에 비해서는 강도가 현저히 떨어진다. 또 재정의 어려움을 들어 불가피성을 역설하고 야당의 '공약파기' 주장을 적극적으로 반박하면서 '사과'의 의미가 희석된 측면도 없지 않다.

공약 이행 실패와 관련한 역대 대통령의 사과 수준과 비교해도 상당히 강도가 약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대선 당시 내걸었던 동남권 신공항건설 공약을 지키지 못하게 되자 2011년 4월 청와대 춘추관에서 특별 기자회견을 개최하는 등 3차례나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도 공약 이행 실패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경품용 상품권 정책의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2006년 TV에 나와 국민 앞에 사과했다.

박 대통령의 사과 수준이 특별히 낮은 것은 원칙을 중시하는 박 대통령의 스타일을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윤종빈 명지대 정외과 교수는 "약속 불이행은 자신의 평소 소신과 배치되는 만큼 다소 수동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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