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이생산량이 극히 적어 축제를 앞둔 봉화와 울진군에 비상이 걸렸다. 송이 없는 송이축제가 될 판이다. 29일부터 전국적인 비소식이 있지만 양이 많지 않을 것으로 보여 이번 주말에 축제를 여는 봉화군은 물론 내달 초에 열 예정인 울진군도 축제에 필요한 송이 확보가 어려울 전망이다.
산림조합중앙회에 따르면 올 들어 25일까지 송이 공판량은 전국적으로 3,259㎏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만1,415㎏의 3% 정도로 송이가 아예 나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특히 지난해 같은 기간 4,199.6㎏의 봉화는 183.6㎏으로 4.3%, 울진은 5,120㎏에서 44.71㎏으로 0.9%에 지나지 않는다. 국내 최대 송이 생산지인 영덕은 지난해 9월25일까지 4만296㎏을 공판했으나 올해는 공판 시작일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25일 하루 공판량은 지난해는 봉화 428.8㎏, 울진 622.2㎏, 영덕은 무려 4,529㎏에 달했지만 올해는 봉화 100.2㎏, 울진 28㎏뿐이다.
가격도 지난해 두 배 정도 올랐다. 봉화군산림조합 첫 공판에서는 1등품 41만5,500원, 2등품 27만4,500원, 3등품 22만∼25만원, 등외 16만1,000원에 낙찰됐다. 울진군산림조합 공판에서도 1등 35만원에서 등외 15만원에 거래됐다. 통상 축제가 정상적으로 치러지려면 1등품은 20만원 내외, 등외는 10만원 아래로 떨어져야 한다.
한 송이 판매업자는 "봉화나 울진에 송이가 부족하면 영덕 등 다른 지역 물량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올해는 그마저 어렵게 됐다"며 "29일 전국적인 비 예보가 있지만 양이 많지 않으면 울진 송이축제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27일부터 4일간 송이축제를 열 예정인 봉화군은 송이 없는 송이축제가 불가피해졌다. 내달 4∼6일 열기로 한 울진군도 봉화 보다는 다소 여유가 있지만 29, 30일 50~60㎜ 이상 많은 비가 내리지 않으면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봉화군은 축제 최고 인기 프로그램으로, 1,300명이나 되는 송이체험 신청자들을 축제 당일 상황에 따라 송이산 견학 등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송이 판매장터와 송이요리를 중심으로 한 먹거리장터가 정상적으로 운영될지 여부다. 물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비싸기 때문에 자칫 중국산 송이가 대거 반입되고, 국산으로 둔갑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게 됐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축제를 10월 초로 바꾸자는 주장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송이는 보통 9월 중순부터 생산되는데, 생산이 이르면 저장했다 사용하면 되기 때문에 올해처럼 축제 자체가 차질을 빚는 일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용호기자 ly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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