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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문학청년 최인호] 책 표지에 작가 사진 처음으로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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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문학청년 최인호] 책 표지에 작가 사진 처음으로 써

입력
2013.09.26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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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호 일대기'를 읽는 것은 청춘 문화의 아이콘이 빚어낸 한국 문화의 명장면들과 마주치는 일이다. 그는 글을 쓰는 작가도 연예인 못잖은 인기 스타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최초의 작가였다. 청바지에 덥수룩한 장발, 담배 대신 시가를 입에 문 그의 남다른 스타일은 당대 청춘들에게 젊고 현대적인 이미지의 현현이었다.

서울고 2년 재학 중이던 1963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가작 입선하면서 등장한 그는 '천재 문사'답게 각종 최연소ㆍ1호들을 기록했다. 신춘문예 최연소 합격, 소설 신문 연재 최연소 작가는 익히 잘 알려져 있고, 책 표지에 작가 사진이 들어가는 것도 최인호로 인해 최초로 시도된 편집이었다. 사진은 스타 작가 1호답게 책 뒤 표지 전면을 장식했다. 독자들의 뜨거운 요청에 의해서였다.

청년 문화의 대변자는 단순한 수사가 아니었다. 그는 1974년 벌어진 청년문화 논쟁의 주역이었다. 몇몇 학자들과 언론이 "요즘 청춘 문화는 퇴폐적"이라며 권위로 젊은이들을 위압할 때 스포츠신문에 '청년문화 선언'을 게재하며 정면으로 맞섰다. "고전이 무너져 가고 있다고 불평하지 말고 대중의 감각이 세련되어 가고 있음을 주목하라"는 그의 일갈에 많은 이들은 '퇴폐주의 작가'라며 돌을 던졌다. 하지만 청춘은 그의 선언에 환호했다. 청바지에 통기타 차림으로 캠퍼스를 누비던 청춘들은 최인호의 소설과 그의 원작에 바탕을 둔 영화들을 보며 마음을 나누고 그들의 생각을 세상에 다시 전파하려 했다.

영화감독 이준익씨는 권위주의 시절 청춘의 대변자였던 고인을 두고 "1970~80년대 젊은이들이 문학을 통해 현실을 만나도록 한 분"이라고 말했다. "문학의 세계에만 빠지지도, 현실에만 머물지도 않고, 둘이 어울리는 작품을 연속으로 내놓아 우리 세대를 사로잡았다."

작가는 사후에도 새로운 명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부음이 알려진 26일 그의 책이 평균 판매량보다 온라인 서점에서는 15~20배, 오프라인 서점에서는 6~7배 급증했다. 추모전을 시작한 교보문고에서는 투병 중 펴낸 산문집 과 장편소설 가 오전 중 물량이 다 소진돼 추가 발주가 들어간 상태다. '영원한 청년작가'답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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