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쇼핑몰 테러 사건의 주범인 이슬람 반군단체 알샤바브의 수장이 "이번 테러는 케냐를 지지하는 서구인에게 보내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알샤바브의 수장 아흐메드 압디 고다네는 25일(현지시간) 급진 이슬람주의 웹사이트에 올린 육성에서 "나흘간의 대학살은 자국 석유기업의 이익을 위해 케냐의 소말리아 침공을 지원한 서구인들을 공격한 것"이라며 이 같이 주장했다.
그는 나이로비 쇼핑몰 테러를 "역사적 작전"으로 규정한 뒤 "케냐군이 소말리아에서 철수하지 않으면 더 큰 학살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케냐는 2011년 알샤바브 소탕 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이들의 근거지인 소말리아 남부에 자국군을 파견했다. 케냐군은 이후 아프리카연합(AU)이 주도하는 1만7,700명의 아프리카평화유지군(AMISOM)에 합류해 지금까지 소말리아에 주둔 중이다.
고다네는 "케냐인이 자신의 것도 아닌데다 자국의 이익에 반하기까지 하는 전쟁에 참여했다"며 "무슬림의 땅에서 군을 철수시킬지 아니면 케냐 땅에서 더 많은 피를 볼지 선택하라"고 위협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과 함께 훈련 받은 고다네는 2008년 당시 알샤바브 수장인 아단 하시 아이로가 미국의 미사일 공격으로 숨지자 지도자가 됐다. 미국 국무부는 그를 세계 8대 테러 용의자로 지목하고 700만달러(75억원)의 포상금을 내건 상태다.
알샤바브는 AP통신에 보낸 이메일에서 "우리의 목표는 케냐 정부이며, 케냐 영토 내 어떤 것도 합법적 공격 대상이 된다"면서 "외국인이든 케냐인이든 인명 피해의 책임은 케냐 정부에 있다"고 밝혔다. 다만 "무자히딘(이슬람 전사)이 인질 중에서 이슬람교도를 따로 풀어주기 위해 꼼꼼한 확인 과정을 거쳤다"며 이슬람교도의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노력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테러 진압 작전을 완료한 케냐 당국은 미국, 영국, 이스라엘 등 다국적 팀과 함께 생포된 용의자 11명을 상대로 본격 수사에 들어갔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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