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생존하기 위해 '물'에 모여 살고 있다. 인간이 모이는 강과 하천은 지구 상의 물 중에 0.01%에 불과하다. EBS가 27일 밤 10시 50분에 방영하는 '하나뿐인 지구'에서는 대표적인 도심 하천이면서 한강의 지류이기도 한 청계천과 안양천을 중심으로 인간과 물의 관계를 살피고 행복하게 공존하는 데 필요한 조건을 생각해본다.
육지를 관통하며 인간에게 생존의 근간이 되는 물을 제공하는 건 하천이다. 그러나 인구가 밀집한 도심의 하천은 과도한 물 사용과 개발로 인해 물길이 메말랐거나 사라져 버린 곳이 많다.
청계천도 그랬다. 조선이 한양을 도읍으로 정한 뒤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서울의 30여개 물길이 모이는 청계천은 과도한 사용으로 바닥을 드러냈다.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을 거치면서 피난민들로 인해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청계천에는 늘 오수가 흘러내렸다. 그로 인해 위생 등 심각한 도시 문제를 야기하자 1950년대에 물길을 덮고 그 위에 구조물을 씌우는 복개 공사가 진행됐고, 그 후 오랫동안 도로로 사용됐다.
인간의 필요에 따라 자연 하천에서 피난민촌으로, 다시 고가도로로 바뀌어 온 청계천은 2005년 새 단장을 하면서 다시 한 번 면모를 일신했다. 현재 청계천에는 한강에서 매일 12만톤씩 끌어온 물이 흐른다. 자연적으로 흘러 드는 지천이 이미 오래 전에 끊겼기 때문이다. 비록 인공 하천이지만 물이 흐르자 식물이 자라고 물고기와 동물들이 찾아들더니, 시민의 휴식처로 자리잡았다.
심하게 오염돼 죽음의 하천으로 불리던 안양천도 지금은 1급수 어종 숭어가 사는 곳이 되었다. 12년 전만 해도 공장의 오·폐수와 생활하수가 그대로 버려져 어떤 생명도 살 수 없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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