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7일 치러지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영어에서 쉬운 A형을 선택한 수험생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전망이다. 수학은 9월 모의평가보다 어렵게 출제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6일 발표한 9월 수능 모의평가 채점 결과 올해 입시의 가장 큰 변수인 영어에서 쉬운 A형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145점으로 어려운 B형(135점)보다 10점이 높았다. 상대평가인 표준점수는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낮을수록 높아지고, 쉬우면 낮아지는데 이번 모의평가에서는 거꾸로 됐다. A형의 경우 B형보다 문제가 쉬운데다 하위권 학생들이 몰려 평균점수가 낮아지고, 따라서 표준점수가 높게 나올 수 있어 중위권 학생이라면 상대적으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의미다.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수학도 B형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133점으로 6월 모의평가(144점)보다 11점이나 떨어져 A형(144점)과의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B형에서 최상위권 학생을 변별하기 위한 문제를 수험생들이 예상보다 쉽게 풀어 표준점수 최고점이 떨어졌다는 게 평가원의 설명이다. 만점자 비율도 B형은 3.76%로 6월 모의평가(0.75%)보다 5배 많았고, A형은 1.40%였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B형 만점자 비율이 최근 3년간 모의평가와 수능 중 최고인데다 B형 표준점수가 A형보다 낮은 것은 그만큼 쉽게 나와 평균점수가 높아졌기 때문"이라며 "수능에서는 9월 모의평가보다는 난이도가 올라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어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A형이 132점, B형 129점이었다.
입시전문가들은 수능을 최종적으로 점쳐 볼 수 있는 마지막 가늠자인 9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 상대적으로 B형 응시자들이 성적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영어의 경우 실제 수능에서는 6ㆍ9월 모의평가보다 등급 하락 가능성이 커, 등급 경계선 근처 수험생은 영어 공부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영어 A형 응시자는 주로 하위권 수험생이고, 응시자 집단 내 수준 차이가 크기 때문에 문제는 쉬웠지만 표준점수는 높게 나타났다"며 "정시모집에서 영어 A와 B형을 동시에 반영하는 대학의 경우 영어 B형에 상당히 많은 가중치를 주지 않는 한 A형 응시자들이 유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중하위권 학생들의 A형 이동 현상으로 인해 B형에서 성적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수시에서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최종적으로 점검하고, 대학 지원 시 유형간 점수 차, 각 대학별 가산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지원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영은기자 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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